정종선 前고교축구연맹 회장 '횡령' 징역형 확정, '성폭력'은 무죄

고등학교 축구감독 시절 공금횡령, 금품수수, 유사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종선 전 고교축구연맹 회장이 대법원에서 공금 횡령에 대해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형을 확정받았다. 나머지 혐의는 무죄가 확정됐다.

축구 국가대표선수 출신인 정 전 회장은 서울 언남고 축구감독과 고교축구연맹 회장을 지냈다. 그는 언남고 감독으로 재임한 2015년 2월부터 4년간 학부모들에게 축구부 운영비 등 명목으로 2억2000만원을 받아 개인적으로 챙기고(업무상 횡령), 성과급 명목으로 역시 학부모들에게 5차례에 걸쳐 800만원씩 총 4000만원을 받은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기소됐다.

그는 2016년 학부모를 강제추행하거나 유사강간한 혐의로도 함께 기소됐다. 정 전 회장은 기소 이후 2019년 대한축구협회에서 영구제명됐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정 전 회장의 상고심에서 축구부 운영비 1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

당초 1심은 성과급에 대한 금품수수(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300만원과 추징금 40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판단은 달랐다. 1심이 무죄 판결한 횡령 혐의에 대해 "1억원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점이 인정된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반면 1심이 유죄 판결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봤다. 정 전 회장이 성과급을 여러 학부모로부터 나눠서 받았기 때문에 법률이 정한 1인당 수수 가능 상한액인 100만원을 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유사강간 혐의는 상대방 진술이 계속 바뀐 데다가 증거도 부족해서 1·2심 재판부 모두 무죄 판결했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그대로 확정했다.

재판부는 정 전 회장이 특별레슨비, 동계훈련비, 간식비, 신입생환영비 등 다양한 명목으로 학부모들에게 돈을 걷어서 이중 상당액을 횡령했으며, 학부모들은 자녀의 경기 출전권과 대학 진학을 좌지우지하던 그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다고 봤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