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도 예외 없다…바닥 뒹굴고 탱크 모는 '군필' 차기 여왕들
스페인 왕위 계승서열 1위인 레오노르 공주(17·아스투리아스 여공)는 올여름부터 3년간 군사 훈련에 참가한다. 펠리페 6세의 맏딸인 레오노르 공주는 탁월한 패션 감각, 프랑스어·아랍어 등 외국어 능력까지 갖춰 높은 국민적 인기를 얻고 있다. 현지 언론은 그런 그가 군사 훈련 참여를 계기로 더욱 '호감형 공주'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데 알고 보면, '군 경력 공주'는 레오노르만 있는 게 아니다. 세계 왕실 가운데 여성 군주를 인정하는 곳에선 왕실 여성이 군 훈련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본 아사히신문 계열 잡지 아에라 최신호에 따르면 명목상 국왕이 군대의 총사령관을 겸하는 군주국의 왕위 계승자는 전통적으로 군사 훈련을 받고 군 경력을 갖는다. 왕위에 오르기 위해선 공주에게도 예외가 없는 '왕관의 무게'인 셈이다.
스페인 공주, 3년간 육·해·공 전부 경험 예정
레오노르 공주는 향후 3년간 육·해·공 군사 훈련을 전부 받게 된다. 사라고사의 육군 사관학교에서 1년간 훈련을 받은 뒤 후안 세바스티안 엘카노 훈련선을 타는 과정을 포함한 해군 사관학교, 제너럴 에어 아카데미(공군 사관학교)까지 섭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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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공주, 진흙탕 뒹굴고 청소·식사도 똑같이
필리프 벨기에 국왕의 장녀로 왕위 계승 1순위인 엘리자베스 공주(21·브라반트 여공작 전하)는 18세 때 왕립육군사관학교에서 군사훈련을 성실하게 받아 화제였다. 위장 물감을 얼굴에 칠한 공주가 자동소총을 들고 달리는 동영상은 SNS에서 인기였다. 벨기에 최초의 여왕이 될 수 있는 그가 동기 160여 명과 함께 흙바닥을 뒹굴었다. 타이어를 들고 스쿼트 동작을 하거나 완전군장 차림으로 행군했다. 식사배급, 청소 등도 다른 생도와 똑같이 했다. 경호원이 한 명 있던 사실만 빼면 '공주님 대우'는 없었다.
벨기에 왕실은 엘리자베스 공주가 군사 훈련에 힘쓰는 모습을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알려왔다. 엘리자베스 공주의 입대는 40여년 전 군사 교육을 받은 아버지 필리프 국왕 등 벨기에 왕실의 전통을 그대로 따른 것이었다. 다만 공주의 입대는 벨기에 왕실에서 그가 첫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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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공주, 탱크·초계함 타고 낙하산 강하 훈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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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공주, 17세 되던 해 '소집 통지서'받아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의 장녀이자 왕위 계승 1순위인 카타리나 아말리아(19) 공주는 17세 되던 해 '소집통지서'를 받았다. 네덜란드엔 병역 의무는 따로 없으나 남녀를 불문하고 17세 이상의 국민은 유사시에 '소집'될 수 있는 리스트에 등록되는데 공주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직 소집통지서만 받았을 뿐이지만 그는 유사시 군복을 입게 될 수 있다.
당시 네덜란드 국방장관이었던 안크 베일레벨트는 "국민은 누구나 나라를 지킬 책임이 있고, 이는 미래의 군주라도 동일하다"고 현지 언론에 전했다.
전통적으로 유럽에서 왕족의 군사 훈련은 남녀를 가리지 않는다. 영국의 경우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포함한 왕족 대부분이 군사 훈련을 받았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엘리자베스 2세는 여군 수송대에 자원 입대해 트럭 운전병으로 복무했다.
유럽 왕실 등을 취재해 온 저널리스트 다가 미키코(多賀幹子)는 아에라에 "왕실 구성원의 군사 훈련이 자랑스러운 일이라는 가치관이 유럽 국가에서는 보편적이다"고 전했다. 이어 "국가와 국민을 지킬 준비를 한다는 차원에서 공주도 총 다루는 법, 전선 병사의 상황 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서유진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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