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또다른 게임 코인에 10억 투자”…‘코인게이트’ 되나
금융당국이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60억 코인 투자’에서 형사사건 관련성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정훈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은 “김 의원에게 범죄 혐의가 있다고 봐서 투자 정보를 (검찰에) 제공한 거냐”는 양정숙 무소속 의원의 질의에 “분석할 땐 세 가지 가장 기본적 케이스(불법재산·자금세탁·공중협박자금조달 행위)를 본다. 그런 사항에서 형사사건 관련성이 있을 때 의심거래로 보고 정보를 제공하게 돼 있다”고 답했다. 정승윤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해충돌방지법상 비공개 정보를 이용한 거래가 있었는지 조사할 수 있는 범위가 있으면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진상조사팀은 첫 회의를 시작으로 활동에 돌입했다. 조사팀장을 맡은 김병기 수석사무부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복수의 외부 전문가를 섭외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입장문에서 ‘2021년 초 9억8600만원 상당의 투자금을 가상화폐 시장에 투입해 현재 9억1000만원 상당이 남았다’고 설명했지만, 실제 투자 규모는 이보다 훨씬 컸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가상화폐 커뮤니티인 ‘변창호 코인사관학교’가 김 의원 소유로 추정되는 가상화폐 지갑 ‘클립’을 분석한 결과, 2022년 1~2월 사이 위믹스 코인 총 127만여 개 거래 기록이 남아 있었다. 당초 알려진 80만 개보다 많고 추정치는 약 87억원에 달한다. 이 커뮤니티는 또 다른 지갑 ‘위믹스월렛’도 특정했다. 추가로 10만 개가 이체된 기록이 발견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갑마다 위믹스가 담겨 있던 시점이 달라 중복 집계 가능성도 제기한다.
이해충돌 논란은 더욱 확산해 ‘코인게이트’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2021년 12월 같은 당 전용기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에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법안의 핵심은 ‘게임 머니는 게임 내에서 사용하는 가상화폐를 말한다’는 내용을 추가하는 것인데, 김 의원이 보유했던 위믹스는 게임과 연동된 가상화폐로, 개정안대로라면 위믹스의 가치가 높아진다. 김 의원은 지난해 1월엔 위믹스 가치 상승에 유리할 수 있는 P2E(Play to Earn, 게임으로 얻은 아이템을 가상자산으로 활용) 게임 규제 완화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한국게임학회는 전날 성명서에서 “몇 년 전부터 P2E 업체와 협회, 단체가 국회에 로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소문이 무성했다”며 “여야 의원뿐 아니라 보좌진의 위믹스 보유나 투자 여부를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메이드는 11일 입장문을 내고 “로비는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검찰은 김 의원 가상화폐 전자지갑에 대한 세 번째 압수수색영장 청구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위믹스 추가 보유 의혹이 제기되고 언론 보도로 이해충돌 비판도 커져 자금 출처를 규명할 필요성은 더 커졌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김남국 의원이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 도중 코인 거래를 한 정황이 발견됐다’는 11일 SBS 보도를 언급하며 “정말 충격적”이라면서 김 의원 제명과 민주당의 대국민 사과 및 지도부 총사퇴를 촉구했다.
한편 김 의원이 또 다른 게임 관련 코인에 투자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KBS는 이날 “김 의원이 ‘마브렉스’라는 코인에도 37차례에 걸쳐 9억7000만원을 투자해 3억2000여만원의 이익을 봤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마브렉스는 국내 게임회사 넷마블이 게임머니 거래용으로 발행한 코인으로, 지난해 3월 출시돼 같은 해 5월 6일 국내외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됐다. KBS 보도에 따르면 김 의원은 4월 21일부터 상장 직전인 5월 3일까지 1만9000여 개의 마브렉스를 사들였다.
성지원·정용환·윤상언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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