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딸바보, 딱딱한 이미지는 실수 안하려고"…윤재옥, 기자들과 '햄버거 미팅'

김희정 2023. 5. 1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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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대표 취임 한 달 '브라운 백 미팅'
'간호법' 현안부터, '가족' 이야기까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브라운 백 미팅'에서 기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취임 한 달을 맞아 기자들과 브라운 백 미팅(점심 식사를 곁들이면서 편하고 부담 없이 하는 토론) 자리를 가졌다. 윤 원내대표는 '간호법 제정안' '전세사기 특별법' '전기요금 인상' 등 무거운 주제의 현안부터, '윤석열 대통령과의 술자리' '딸 셋 키운 이야기' '스트레스 해소법' 등 가벼운 이야기까지 기자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11일 정오부터 한시간 가량 진행된 미팅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윤 원내대표와 함께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 정희용 원내대표비서실장, 장동혁·전주혜 원내대변인이 함께 참석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브라운 백 미팅'에서 햄버거를 먹고 있다. ⓒ연합뉴스

윤 원내대표는 이날 낮 국회에서 출입기자단과 함께 햄버거를 먹으며 "여러분에게 차 한 잔 못 드리고 면담 신청에 응해주지 못한 죄로, 이렇게 소프트한 자리라도 만들어 인사를 드린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무거운 이야기를 하면 입맛이 떨어지니 편안하게 식사하며 편안한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며 "질문은 꼭 안해도 된다"고 농담을 건넸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무거운 주제부터 나왔다. 먼저 윤 원내대표는 전세사기 특별법에 관한 질문에 "어제까지 국토위 소위에서 논의했는데 아직까지 여야 합의를 이루지는 못했다. 그간 민주당의 문제 제기를 거의 수용해서 피해 요건을 많이 완화했고 합의에 이르렀는데, 민주당이 여러 새로운 제안을 하고 정부에서 검토하면서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여의찮으면 원내지도부가 나서서 다음 주까지 합의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오는 25일 본회의를 여는 만큼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서 처리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선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과 상관없이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붕괴된 의료 협업체계를 복원하기 위해 양당 간 새로운 합의에 이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의료법은 기본법이다. 어떤 직역이나 자격에 대한 법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의료시스템 분야별로 떨어진 법을 만드는 나라는 내가 알기로는 없다"며 "표에서 (우리 당이) 손해를 보더라도 전체 의료시스템이 붕괴되면 안 된다"고 했다.


당정 간 이견을 보이고 있는 전기요금 인상안에 대해선 "정책위의장 주관으로 지금도 당정협의를 계속 진행 중"이라며 "조만간 가시적인 결론이 나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브라운 백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후에도 현안 관련 질문이 쏟아지자 사회를 맡은 장 원내대변인은 "대표가 햄버거를 드시고 소화할 시간도 필요하다. 가벼운 질문도 적절하게 섞어달라"며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윤 원내대표가 "앞으로 이런 것(브라운 백 미팅) 안 할 생각"이라고 농담을 던지자, 장내에선 폭소가 터져 나왔다.


이어진 질문에서 "요즘 젊은이들이 처음 만나면 서로 물어보는 것"이라며 윤 원내대표의 MBTI를 묻자, 장 원내대변인은 "우리 대표가 MBTI는 한 번도 안해봤다"며 "내가 대표와 해보고 다음 본회의 전까지 기자방에 알려주겠다"고 웃었다.


체질적으로 술이 잘 받지 않는다는 윤 원내대표의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찬 자리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윤 원내대표는 '술을 즐겨하지 않는 것으로 아는데, 윤 대통령과의 만찬 자리에서는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엔 "나는 지금까지 공직활동을 하면서 상사가 주는 술을 한 번도 거절해본 적이 없다"면서도 "윤 대통령은 술을 강권하는 스타일은 아니고, 자기 주장껏 마시도록 편하게 해주는 스타일이다. 대통령과 식사하면서 술 때문에 고민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딸 셋을 둔 아버지로 '딸 바보'로도 유명하다. 그는 '엄격한 이미지인데, 집에서는 어떤 아버지냐'는 질문엔 "맞벌이 부부라 아이 셋을 키우는데, 특히 처음에 큰 딸을 키울 때 참 애를 많이 먹었다"며 "대구 부모님 댁에 맡길 때도 있었는데, 주말에 가면 큰애가 엄마아빠인 줄도 모르고 도망가기도 했다. 여성 기자분들도 많지만, 직장생활하며 아이 키우는게 보통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특히 둘째딸 바보다. 특별히 아빠를 닮아 작아서 마음이 쓰였기 때문인데, 둘째가 우리 집 실세라서 외식할 때 식사 메뉴 권한도 다 갖고 있다"며 "내가 실수를 안 하려고 애쓰다 보니 기자분들에게 재미없는 정치인이지만, 스스로 고치려고 노력하겠다. 사실은 딸 셋을 키운 아빠라 정 많고 눈물 많은, 이미지보다 따뜻한 사람"이라고 했다.


스트레스 해소법에 대해선 "원내대표 되기 전에는 하루에 한 시간 운동이 철칙이었는데, 원내대표되고 한 달 동안 하루도 한 시간 운동을 못 지켰다"며 "아침·점심·저녁 하루 3번 국회본청 8층에 있는 공조실에 계단으로 오르내리는 것이 유일한 운동이다. 아직 스트레스 해소법은 못 찾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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