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뻗어가는 K-농업] 저장성 높이고 맛과 품질 향상…한국 딸기 수출액 17년만에 13배 이상 ‘껑충’
K-농업, FTA시대 새로운 한류의 시작 ① 딸기 수출의 여정
한국 딸기가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실제 딸기 수출액은 2005년 440만 달러에서 2022년 5880만 달러로 13배 이상 증가했다. 빨리 물러지는 특성이 있어 수출이 어렵던 딸기가 어떻게 전 세계에 수출돼 사랑받게 된 걸까.
한국에선 딸기가 20세기 초 일본에서 처음 도입돼 재배가 정착됐다. 이후 국산 품종 개발 노력 끝에 2005년 농촌진흥기관에서 ‘설향’ 품종을 육성했다. 설향은 뛰어난 맛을 바탕으로 딸기 품종 국산화율을 2005년 9.2%에서 2022년 97.8%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저장성이 떨어졌다. 이에 과육이 단단하고 저장성이 우수한 ‘금실’을 수출 전용품종으로 육성, 현재 수출 딸기 중 54%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항공운송 중 물러지는 딸기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산화탄소·이산화염소 복합 처리기술을 개발·보급했다. 운송 중 딸기의 물러짐과 부패가 최대 20% 감소하며, 딸기 신선도를 최대 4일까지 더 연장할 수 있는 기술이다.
최근 들어선 새로운 맛의 딸기를 원하는 세계 각국 소비자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크고 부드러운 맛의 ‘킹스베리’ ^과육의 붉은색이 짙고 맛이 농후한 프리미엄 품종 ‘죽향’ ^경도와 당도가 높은 ‘하이베리’ ^복숭아 향이 나는 ‘비타베리’ ^과육이 크고 생산성이 좋은 ‘홍희’ 등 수출 품종 다양화에 집중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한국산 딸기의 연중 수출 가능 모델 구축에 나섰다. 수확 시기를 분기별로 나눠 11월부터 3월까지는 ‘금실’ ‘설향’, 4월부터 6월까지는 당도가 높고 저장성이 우수한 ‘알타킹’ , 9월부터 10월까지는 가을에 수확이 가능한 ‘고슬’ 품종을 중심으로 수출한다.
세계무역기구(WTO) 제10차 각료회의 합의에 따라 한국은 딸기의 항공 수출 물류비 지원을 2024년부터 할 수 없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물류비는 절감하고 신선도는 오래 유지하는 ‘CA컨테이너’ 선박 수출 기술 연구를 진행했다. CA컨테이너는 온도와 습도, 산소와 이산화탄소 등 대기 환경을 조절하는 컨테이너다. 최근 이 기술을 적용해 홍콩·베트남에 딸기를 성공적으로 수출했다. 2024년 이후엔 태국·싱가포르 등 운송 기간이 긴 국가들에 CA컨테이너 선박 수출을 확대한다.
농촌진흥청은 딸기 수출 통합조직 ‘케이베리’와의 연계도 강화한다. 딸기 수출 현장에서 발생하는 여러 이슈를 케이베리를 통해 전달받기 위해서다. 농촌진흥청은 체계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 수출 현장에 즉각 적용하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딸기는 작고 금방 물러지는 특성으로 수출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고정관점을 깨고 한국 딸기가 전 세계에 수출돼 사랑받는 이면에는 끊임없는 기술 개발이 있었다”며 “농촌진흥청은 우리 농산물이 세계인의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지원: 2023년 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
김재학 중앙일보M&P 기자 kim.jaih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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