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검색·문서에 생성AI 도입…‘바드’는 한국말 배웠다
구글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검색엔진부터 e메일·클라우드·문서 등 구글 서비스 전반에 도입한다. 또 대화형 AI ‘바드’를 전 세계 180개국에 공개했다. 바드에는 코딩도 가능하고, 수학 문제도 풀 수 있는 새로운 대형 언어모델(LLM)이 적용됐다.
10일(현지시간)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쇼어라인 앰피시어터에서 열린 I/O 2023 기조연설에서 이런 계획을 공개했다. 피차이 CEO는 “AI는 거대한 기술적 전환”이라며 “그렇기에 AI를 가능한 한 모두에게 도움이 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I/O는 2008년부터 시작된 구글의 연례 개발자 회의로, 구글이 개발 중인 제품·서비스와 미래 기술을 공개하는 무대다.
이날 구글은 검색 엔진에 생성AI를 결합한 ‘SGE(Search Generative Experience·생성형 검색 경험)’를 공개했다. 이전까지 ‘MAGI(매자이)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던 SGE는 한마디로 자연어 질문이 가능한 구글 검색이다. 예를 들어 ‘3살 미만 아이와 반려견이 있는 가족에겐 어떤 여행지가 적합할까’라고 검색하면, 질문에 필요한 답을 콕 집어 정리해주고 확인할 수 있는 링크도 띄워주는 식. 필요한 물건을 검색할 때도 구매 전 알아야 할 사항을 요약해주는 동시에 후기나 별점 등을 찾아 정리해준다.
구글은 대화형 AI 바드의 진입장벽도 허물었다. 지난 3월 21일 나온 ‘구글판 챗GPT’ 바드는 영문으로만 제공됐고, 대기 목록에 이름을 올린 사용자들만 순차적으로 써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부터 전 세계 180개국에서 바드를 바로 쓸 수 있다. 특히 한국·일본에선 각각 한국어와 일본어로 바드가 지원된다. 구글 관계자는 영어 다음 기본 언어로 한국어·일본어를 택한 이유에 대해 “이용자들의 활발한 피드백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했다”며 “40개 언어를 순차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직접 체험해본 한국어 버전의 바드는 아직 실수가 잦았다. 답변도 곧잘 하고, 한국에 대한 정보도 실시간으로 제공하지만 ‘넌 어떤 언어를 할 줄 아느냐’는 질문에 “256개 언어가 가능하다”고 답했다가 “사실은 아니다”라고 번복했다. 한국어를 영어로 번역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 바로 답을 내놓지 못하기도 했다.
구글은 전 세계 검색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검색 공룡이지만, 스타트업 오픈AI가 지난해 말 챗GPT를 대중에 공개하면서 위기에 처했다. 지난 3월 ‘구글판 챗GPT’인 바드를 공개했지만, 오답을 내놓으면서 알파벳 주가가 7.7% 떨어지는 굴욕을 맛봤다. 반면 지난 2월 검색엔진에 챗봇을 탑재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Bing)은 한 달 만에 일일방문자수(DAU)가 1억 명을 돌파했다. 기 싸움에서 밀렸던 구글에, 이번 I/O는 AI 기술력 증명의 시험대인 셈이다.
이날 구글은 오픈AI의 ‘챗GPT 플러그인’과 유사한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오픈AI가 지난 3월 공개한 챗GPT 플러그인은 이용자를 대신해 챗 GPT가 비행기 예약이나 배달 등의 특정 기능을 실행할 수 있는, 일종의 확장 프로그램이다.
◆두께 12㎜ ‘픽셀폴드’ 공개=구글의 첫 접이식 스마트폰 ‘픽셀폴드(Pixel Fold)’도 이날 베일을 벗었다. 직접 만져본 픽셀폴드는 접었을 때 두께가 12㎜에 불과해 16㎜인 삼성 갤럭시Z폴드4보다 얇았다. 조지 황 구글 픽셀 제품 담당자는 “시장에 나와 있는 폴더블폰 중 가장 얇고 내구성이 좋은 힌지(경첩)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내부 화면은 7.6인치로 폴드4와 비슷하다. 가격은 1799달러(237만8000원)부터 시작한다. 주요 빅 테크 기업의 폴더블 스마트폰 진출은 이번이 처음. 삼성전자가 주도해온 폴더블폰 시장 전쟁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마운틴뷰=김인경 기자, 김수민 기자 kim.ink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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