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명 팀원과 전투존서 슈팅게임…‘배그’ 이젠 실전이다

백종현 2023. 5. 12. 00: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어린이날 오픈한 ‘배틀그라운드 월드 에이전트’. 인기 온라인 게임을 오프라인으로 옮긴 시설이다. 3D 안경을 끼고, 움직이는 시뮬레이터 차량에 올라 적을 소탕한다. [사진 롯데월드]

테마파크의 변화를 지켜보는 건 여러모로 재미있다. 우리네 놀이문화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시대마다 청춘과 아이들이 어떤 판타지에 열광하는지 단편적으로 읽을 수 있어서다. 지난 어린이날 서울 잠실 롯데월드 어드벤처(이하 롯데월드)에 신개념 어트랙션이 들어섰다. 인기 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오프라인 공간으로 옮긴 ‘배틀그라운드 월드 에이전트’다.

‘작은 지구마을’서 ‘스릴의 시대’로

지난 어린이날 오픈한 ‘배틀그라운드 월드 에이전트’. 인기 온라인 게임을 오프라인으로 옮긴 시설이다. 3D 안경을 끼고, 움직이는 시뮬레이터 차량에 올라 적을 소탕한다. 우상조 기자

1989년 개장했을 때 롯데월드는 지금과 다른 모습이었다. 초기엔 ‘작은 지구마을’이라는 테마를 전면에 내세웠다. 롯데월드는 단순히 놀이기구를 모아 놓은 놀이공원이 아니라, 테마와 스토리가 있는 테마파크라고 강조했다.

그땐 그랬다. ‘테마파크’ ‘어트랙션’ 같은 단어가 국어사전에도 없던 때였고, 해외여행도 아직은 낯설었다. 롯데월드는 유럽·남미 등에서 댄서를 데려와 퍼레이드를 벌였고, 34개 레스토랑에서 지구촌 음식을 냈다. ‘스페인 해적선’ ‘제네바 유람선’처럼 놀이기구 이름에도 이국적인 색채를 드러냈다. 롤러코스터의 이름이 어쩌다 ‘후렌치 레볼루션(프랑스 혁명)’이 됐는지는 지금도 이해할 수 없지만, 아무튼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시속 72㎞ 속도로 순간 급발진, 고공 급강하!(2003년 ‘아트란티스’ 광고 문구)’

자이로드롭(사진), 아트란티스, 후룸라이드. 롯데월드에서 가장 긴 줄이 늘어서는 인기 놀이기구들이다. 후룸라이드는 1989년 개관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오는 터줏대감이다. [사진 롯데월드]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롯데월드는 대대적인 리뉴얼에 들어갔다. 외환위기와 세기말 분위기로 세상이 어지러워서였는지, 대중은 더 큰 자극을 원했다. 당시 새로 들인 대표 시설이 100억 원을 투입했던 ‘자이로드롭(1998)’이다. 자이로드롭의 대성공에 힘입어 지금도 인기 시설로 통하는 ‘자이로스윙(2001)’과 ‘아트란티스(2003년)’가 속속 등장했다. 롯데월드는 이로써 환상과 신비, 지구촌 세계여행을 노래하던 낭만의 시대에서 ‘더 높이’ ‘더 빨리’ ‘더 짜릿하게’를 외치는 스릴의 시대로 넘어갔다.

자이로드롭, 아트란티스(사진), 후룸라이드. 롯데월드에서 가장 긴 줄이 늘어서는 인기 놀이기구들이다. 후룸라이드는 1989년 개관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오는 터줏대감이다. [사진 롯데월드]

지금은 디지털 어트랙션의 시대다. 글로벌 테마파크들이 흥행 영화의 세계관을 3D 영상으로 불러들여 실제 같은 체험을 선사하고 있다. 이를테면 홍콩 디즈니랜드에는 ‘아이언맨 익스피리언스’가, 일본 유니버설 스튜디오에는 ‘해리포터 앤 더 포비든 저니’가 있다.

자이로드롭, 아트란티스, 후룸라이드(사진). 롯데월드에서 가장 긴 줄이 늘어서는 인기 놀이기구들이다. 후룸라이드는 1989년 개관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오는 터줏대감이다. [사진 롯데월드]

롯데월드도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어트랙션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어린이날 선보인 ‘배틀그라운드 월드 에이언트’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720㎡(약 220평) 규모의 실내 공간에 옮겨 놓았는데, 1인칭 시점의 생존 게임을 최대 16명이 팀을 이루는 슈팅 게임으로 바꾼 것이 특징이다.

3D 영상 활용 ‘오감만족 어트랙션’

어트렉션은 세 구역으로 나뉜다. 시작은 불시착하는 수송기 내부다. 비행기가 추락하는 것처럼 사방이 크게 흔들린다. 비행기가 불시착했으니 이제 전투 타임이다. ‘슈팅 씨어터’ 구역으로 이동해 8m 폭의 대형 스크린에서 출몰하는 적과 시가전을 벌인다. 마지막 구역에서는 3D 안경을 끼고 격렬하게 움직이는 전투 차량(모션 시뮬레이터)에 올라타 적들과 추격전을 벌인다. 가상 전투는 실감나고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를 오가는 경험은 흥미로웠다. 온라인 게임과 같은 디자인의 군사 기지와 차량(버기)·총기 등 원작 게임의 팬이라면 반가워 할만 디테일도 곳곳에 숨어 있다.

김경범 롯데월드 개발부문장은 “기존 세대의 테마파크가 ‘가족형’ ‘스릴형’이었다면, 이제는 다양한 IP를 결합한 오감만족형 어트랙션의 시대”라고 강조했다.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