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을 살아내려면, 시절에 맞는 여러 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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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권여선이 3년 만에 일곱 번째 소설집 '각각의 계절'을 냈다.
이번 소설집에서 권여선은 기억에 얽힌 감정과 관계를 파고든다.
소설집의 첫 작품 '사슴벌레식 문답'은 오랫동안 외면해 온 기억에 관한 이야기다.
권여선은 "우리가 한 생을 살아내려면 한 힘만 필요한 게 아니라 각각의 시절에 맞는 각각의 힘들, 다양한 여러 힘들이 필요하다"면서 "자연의 '각각의 계절'은 인생의 '각각의 시절' 같은 의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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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여선 지음, 문학동네, 276쪽, 1만5000원
작가 권여선이 3년 만에 일곱 번째 소설집 ‘각각의 계절’을 냈다. 이번 소설집에서 권여선은 기억에 얽힌 감정과 관계를 파고든다.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왜 기억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왜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지 작가는 집요하게 묻는다.
소설집의 첫 작품 ‘사슴벌레식 문답’은 오랫동안 외면해 온 기억에 관한 이야기다. 주인공 준희는 30년 전 친구 정원, 경애, 부영과 갔던 여행을 떠올린다. 숙소에서 사슴벌레를 발견하고 ‘사슴벌레가 어디서 들어오느냐’고 준희 일행이 묻자 주인은 ‘어디로든 들어와’ 하고 대답한다. 상대의 질문을 그대로 받아서 따라 하는 이 대화 방식을 준희와 친구들은 ‘사슴벌레식 문답’이라고 이름 붙인다.
세월이 지난 후 ‘어떤 연극이든 하고 싶다’던 정원은 꿈을 이루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아무도 없는 곳으로 떠나고 싶다던 경애는 ‘어떻게든’ 친구들과의 관계를 끊어버렸다. 명료하다고 느꼈던 ‘사슴벌레식 문답’에 당시엔 읽어내지 못한 뉘앙스가 숨어있었다는 것을 준희는 한참이 지나 깨닫는다.
마지막 작품 ‘기억의 왈츠’에서 주인공 ‘나’는 동생 부부와 교외 숲속 식당에 찾아갔다가 오래 전 연인이었던 경서를 떠올린다. 서로 멀어지게 된 데에 경서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나’는 자신의 기억에 오류가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다.
권여선은 “우리가 한 생을 살아내려면 한 힘만 필요한 게 아니라 각각의 시절에 맞는 각각의 힘들, 다양한 여러 힘들이 필요하다”면서 “자연의 ‘각각의 계절’은 인생의 ‘각각의 시절’ 같은 의미”라고 전했다.
작가는 1996년 ‘푸르른 틈새’로 제2회 상상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소설집 ‘처녀치마’ ‘분홍 리본의 시절’ ‘내 정원의 붉은 열매’ ‘비자나무 숲’ ‘안녕 주정뱅이’, 장편소설 ‘레가토’ ‘토우의 집’ ‘레몬’ 등이 있다. 이상문학상, 동리문학상, 동인문학상, 이효석문학상, 김유정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임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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