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또 전 정부 탓 "과거 정부 군통수권자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 거침없이 비판... "결국 군 골병 들고 말았다"

[유창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방혁신위원회 출범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과거정부에서는 국군통수권자가 전 세계에 '북한이 비핵화를 할 거니 제재를 풀어달라'고 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국방체계가 어떻게 됐겠느냐, 결국 군에 골병이 들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정치 이념에 사로잡혀 북핵 위험에서 고개를 돌려버린 것"이라고 재차 직격하면서 "우리 정부가 이런 비상식적인 것을 정상화해 나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비판이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방혁신위원회 첫 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윤 정부의 국방부가 추진하는 '국방혁신 4.0'의 목표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오후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그에 따르면, 먼저 윤 대통령은 "국방혁신의 목표는 크게 두 가지"라며 "첫째, 우리가 처한 위험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이고, 둘째, 우리 군의 최첨단 과학기술을 적용시켜 군 전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후 첫 번째 목표와 관련해 "우리는 물론 적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전임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을 내세웠던 대북 정책을 지적했다.

이어 두 번째 목표와 관련해서는 "디지털, 사이버, 양자 등 우리가 북한에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첨단산업과 과학기술의 국방전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국방이라는 것이 예산을 쓰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방위산업을 통해 수출과 고용을 창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으로부터 국방혁신의 핵심 책임자(부위원장) 역할을 부여 받은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민간위원)은 "당장에라도 싸울 수 있는 군이 되도록 준비하는 동시에, 작지만 강한 군대를 만들기 위해 첨단과학기술을 군사작전 개념에 접목할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국군사이버사령부(현 사이버작전사령부) '댓글 공작'으로 일부 유죄가 확정됐음에도 이날 회의에서 민간위원으로 위촉됐다.

향후 윤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은 국방혁신위는 분기 별로 본회의를 열어서 군사전략 및 작전개념, 군구조 개편, 국방예산 우선 투자, 국방획득체계 개선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국방혁신도 국민과의 공감대가 중요하기 때문에 (회의에서 논의된 것들 중) 공개가 가능한 범위에서 알릴 것은 적극적으로 알리라"고 당부했다.

또한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많은 논의를 통해 이제 좀 나라가 정상적으로 변할 수 있도록 우리 다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며 회의를 마무리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북핵 위협이 고도화되고 있는 등 안보 환경이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과학기술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면서 "제2의 창군 수준의 대대적인 변화가 있어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전투형 강군을 만들어서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리고 군의 합동성 강화와 전투능력 통합, 효율적 운영을 위한 '전략사령부' 창설 구상도 밝혔다(관련 기사 : 윤 대통령, 김관진 곁에 두고 "싸워 이길 전투형 강군 만들어야" https://omn.kr/23w5p ).

한편,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관진 전 장관이 혁신에 과연 맞는지 등 자질 논란 문제와 관련해 "국방 혁신과 관련해서 대한민국에서 김관진 전 장관보다 더 나은 인물은 찾을 수 없다"며 "이것이 대부분 국방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