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도에 3.2조 투자한다…배터리팩 공장 등 짓기로
현대자동차가 급성장하는 인도 자동차시장 공략을 확대하기 위해 앞으로 10년간 3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11일(현지시간) 현대차 인도법인은 인도 타밀나두주와 올해부터 10년간 2000억루피(약 3조2400억원)를 투자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밝혔다.
타밀나두주의 첸나이에는 현대차의 1, 2 공장이 있다. 현재 두 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는 약 76만대이며 이 가운데 15만대 가량은 수출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번 MOU 체결에 따라 투자액을 전기차 생태계 구축과 생산 시설 현대화 등에 투입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현대차는 첨단 시설을 갖춘 전기차 배터리팩 조립공장을 짓는다. 이 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는 17만8000개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현대차는 향후 5년간 고속도로 등 타밀나두주 거점 100곳에 전기차 충전소도 건설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2028년까지 아이오닉5를 포함, 6종의 전기차를 차례로 선보여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동시에 현대차는 이날 첸나이 공장의 연간 생산 대수를 85만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1996년 인도 시장 진출 후 처음으로 현지에서 외국 자동차공장 인수도 추진 중이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 3월 제너럴모터스(GM)의 탈레가온 공장 인수와 관련해 법적 구속력이 있는 텀시트(주요 거래 조건서·term sheet)에 서명했다.
텀시트는 일반적으로 본계약에 앞서 부지, 건물, 생산 시설 등 투자 대상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때 작성된다.
인도 매체 오토카프로에 따르면 탈레가온 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는 자동차 13만대, 엔진 16만개에 달한다.
GM 공장 인수와 함께 첸나이 공장 투자가 본격화되면 현대차의 인도 현지 생산 대수는 100만대 가량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가 인도 시장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인도 시장의 성장 전망이 매우 밝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도 자동차 시장의 지난해 내수판매 규모는 472만5000대로 일본을 제치고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할 정도로 해마다 크게 성장하고 있다.
인도 정부가 전기차 시장 육성에 적극적이라는 점도 호재다.
인도 정부는 전기차 인프라 투자 등을 통해 2030년까지 전기차의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의 3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최근에는 현지 생산·투자 확대를 위해 전기차 등 수입차에 대한 관세도 높이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현재 인도 시장에서 마루티 스즈키에 이어 10% 중후반의 시장 점유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인도 시장 판매 대수는 전년보다 9.4% 증가한 55만2511대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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