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래구 사흘 연속 소환…윤관석 향하는 ‘민주당 돈 봉투’ 수사
‘민주당 돈봉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윤관석 의원으로 향하고 있다. 핵심 피의자인 강래구 전 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 최근 구속된 후 검찰 조사에서 윤 의원에게 책임을 돌렸기 때문이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는 지난 8일 강 전 위원을 정당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한 후 9~11일 사흘 연속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총 9400만원 이상의 돈봉투가 국회의원, 경선캠프 지역본부장, 지역상황실장 등에 뿌려진 것으로 보고 있다. 강 전 의원은 검찰 조사에서 “윤관석 의원이 알 것”이라며 국회의원에게 돈을 전달한 부분에 대한 책임을 윤 의원에게 돌렸다고 한다.
검찰은 강 전 위원이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과 전화통화에서 “관석이 형이 ‘의원들을 좀 줘야 되는 거 아니냐’ 나한테 그렇게 얘기하더라고”라고 말한 녹취파일 등을 확보한 상태다. 또 이 전 부총장이 강 전 위원에게 “윤관석 오늘 만나서 그거 줬고, 그 이렇게 봉투 10개로 만들었더만”이라는 말을 하고, 윤 의원이 이 전 부총장과 통화에서 “다섯 명이 빠졌더라고” 등의 언급을 한 녹취파일도 있다.
강 전 위원은 검찰 조사에서 경선캠프 지역본부장에게 돈을 주도록 지시·권유한 부분은 인정했다고 한다. 검찰은 강 전 위원이 이 전 부총장 등을 시켜 지역본부장 17명에게 50만~100만원씩 총 1400만원 이상을 뿌린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강 전 위원은 “매표 목적이 없고 불법이 아니다. 50만원으로 매표가 되겠느냐”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선 “선거 관련 사건에선 오간 돈이 10만원만 넘어도 구속 수사하는 만큼 엄중하게 본다”며 비판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오간 돈의 액수에 ‘0’을 두 개 더 붙여서 심각성을 판단하면 맞는다”고 말했다.
검찰은 자금 출처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소환된 사업가 김모씨는 “강 전 위원의 요구에 따라 수천만원을 마련하고 봉투에 담아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보좌관이던 박모씨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송영길 귀국 전 폰 폐기, 방어권 보장 넘어 증거인멸”
검찰은 경선캠프 지역본부장들에 돈을 뿌리는 데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는 이성만 의원을 조만간 소환 조사하고, 그 후 윤관석 의원도 부를 예정이다. 검찰은 돈봉투를 받은 사람을 특정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수수자 소환 조사를 마치면 송 전 대표를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강 전 위원 구속 후 실체적 진실에 더 접근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중·이창훈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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