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놀이 아닙니다…지그재그 쫓아가 요격, '아이언돔' 위력[영상]

김서원, 황수빈 2023. 5. 1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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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습 경보 사이렌이 소리와 함께, 고층 아파트 상공에 수십 개의 불빛이 날아든다. 이때 반대편에선 지그재그의 긴 궤적을 그려지더니, 날아든 불빛을 빠르게 따라붙어 하나둘씩 떨어뜨린다. 얼핏 밤하늘 불꽃놀이의 한 장면 같지만, 이는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저고도 방공망 '아이언돔'이 팔레스타인 로켓들을 동시에 요격하는 모습이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군(IDF)은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가) 이스라엘 남부 도시를 향해 270여 발의 로켓을 발사했지만, 60발 이상이 아이언돔에 요격됐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로켓 중 단 3발만 분리장벽을 넘어 이스라엘 영토에 떨어졌고, 나머지는 불발됐거나 공터에 떨어졌다고 한다.

이스라엘 국방부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아이언돔은 동시다발적으로 날아드는 팔레스타인 로켓들을 한꺼번에 요격해 폭파했다. 일부 미사일은 지그재그형으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다 요격하는 기동성까지 보였다. 앞서 지난 2021년 5월에도 아이언돔이 20여발의 로켓을 거의 동시에 요격하는 영상이 공개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아이언돔은 이스라엘과 미국이 공동 개발해 2011년 실전 배치된 중·단거리 이동식 방공 시스템이다. 최대 70㎞ 이내에 날아오는 박격포탄과 로켓탄 등을 레이더가 탐지해 위치를 알려주면, 요격 미사일이 발사된다. 명중률은 90% 이상이라는 게 이스라엘 측 설명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로켓포 방어에 아이언돔 외에 신형 방공망인 '데이비드 슬링', 일명 '다윗의 돌팔매'가 텔아비브에서 처음 가동됐다고 밝혔다. 2017년 공군에 배치된 데이비드 슬링은 최대 사거리 300㎞ 미사일과 로켓탄을 요격하는 중·장거리 이동식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9일부터 '방패와 화살'이라는 작전명 하에 가자지구의 이슬람 지하드(PIJ) 시설에 대한 공격에 돌입했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PIJ 사령관 3명 등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맞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는 로켓 수백 발을 쐈다. 양측 교전으로 지금까지 최소 20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가자지구 내 학교들은 11일 전면 휴교 결정을 내렸다.

이스라엘군(IDF)은 1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남부 도시를 향해 발사된 270여 발의 로켓 가운데 60발 이상이 아이언돔에 요격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아이언돔이 로켓을 격추하는 모습. 트위터 캡처


이스라엘군은 이번 로켓 공격이 가자지구 내 PIJ 산하 군사조직 알쿠드스 여단에 의해 감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아직까지 이스라엘 공격에 적극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의 로켓 및 박격포 발사대 등 다수의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0일 남부지역 시장들과 회의에서 "이스라엘은 현재 진행 중인 작전을 확장해 언제든 가자지구를 강력하게 타격할 수 있다"며 확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비공개 회의를 열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에 대한 대처 방안을 논의한다. 앞서 지난 9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에서 여성과 아이 등 민간인이 희생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양측은 적대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서원 기자 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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