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정영학 녹취록서 내 이름 언급도 안 돼…신빙성 없는 유동규 주장 뿐"

김용, 보석 이후 뇌물수수 혐의 첫 재판…검찰과 대립각
"유동규로부터 돈 받은 사실 자체 없어…검찰 악의적 공소 제기"
"비속어 및 욕 적나라하게 담긴 녹취록서도 이름 등장 안 해"
검찰 "정진상, 김만배와 의형제 맺은 날 녹취록에도 이름 등장…주장 납득 어려워"

공판 출석하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측이 재판에서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에서 김용에 대한 언급조차 없다"며 "검찰이 신빙성 없는 유동규의 주장과 진술 만을 근거로 악의적 공소 제기를 했다"고 반발했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부원장에 대한 공판 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은 김 전 부원장이 지난 4일 보석으로 풀려난 뒤 진행된 첫 공판기일이다.

이날 진행된 모두절차에서 김 전 부원장 측은 "유동규로부터 어느 시기든, 어떤 방법으로든 한 푼도 돈 받은 사실 자체가 없다. 법리적으로 아주 무리한 공소제기다"며 "지난번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과 동일하게 신빙성 없는 유동규 1인의 진술, 주장 밖에 없다. 이번 뇌물죄 사건에서도 가장 객관적 자료라 할 수 있는 정영학 녹취록에서 김용은 단 한 차례 언급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허심탄회하게 이뤄진 대화가 담긴 자료가 정영학 녹취록이다. 거기에는 욕, 비속어 등 가감 없는 그들의 적나라한 모습이 다 나오는데도 김용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 부분 특히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검찰은 "김용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피고인과 정진상, 김만배가 의형제를 맺었다는 당시 내용이 담긴 녹취록에도 등장하고, 며칠 뒤 전화기를 돌려주며 남욱 씨와 통화한 녹취록, 2020년 5월7일 녹취록에도 등장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용 이름이 안 나온다는 것은 사실관계와 상당히 다르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김 전 부원장 측은 "시의원은 행정공무원이 아니므로 개발사업 관련 편의 제공을 할 권한이 없다"며 "오히려 김 전 부원장이 600명 이상의 조직을 거느리는 도개공 본부장에게 청탁할 일은 있을지언정 그 반대는 불가능해 검찰의 끼워넣기 프레임에 불과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 전 본부장이 남욱 변호사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을 덜기 위해 김 전 부원장에게 뒤집어 씌운 것이며,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의 진술번복 과정에 도움을 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의 공동 피고인으로 기소된 유 전 본부장의 공소사실에 대해서도 뇌물 혐의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검찰은 반박하며 "유 전 본부장이 기소가 되지 않은 부분은 뇌물 공여자이기 때문에 기소가 되지 않은 것일 뿐이다"며 "그게 마치 부적절한 기소라는 지적은 적절치 못하다"고 맞섰다.

또 "이 사건은 정치자금법 사건이다"며 "정치자금법 사건은 구속사건으로 20일 내 수사기한이 제한돼 있고, 뇌물 혐의에 대해 수사하는 당시에는 (김용이) 소환에 불출석 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김 전 부원장은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에 참가한 2021년 4~8월 유 전 본부장, 정민용 변호사 등과 공모해 남 변호사에게서 8억4700만원의 불법 선거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상임위원 시절인 2013년 2월~2014년 4월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유 전 본부장에게서 1억90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