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런 대신 '거지방', 백화점 덮쳤다

박근아 2023. 5. 1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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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와 고금리에 따른 소비 침체 여파가 1분기 백화점 업계를 덮쳤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백화점들은 줄줄이 이전만 못 한 성적을 내놨고, 맏형인 롯데만 매출과 영업이익을 함께 키우며 자존심을 지켰다.

11일 백화점 3사의 실적 공시를 종합하면 1분기에 영업이익이 성장한 것은 롯데백화점뿐이다.

신세계와 현대에서 지난해 1분기 골프 관련 매출 신장률은 50%대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모두 한 자릿수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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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박근아 기자]

고물가와 고금리에 따른 소비 침체 여파가 1분기 백화점 업계를 덮쳤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백화점들은 줄줄이 이전만 못 한 성적을 내놨고, 맏형인 롯데만 매출과 영업이익을 함께 키우며 자존심을 지켰다.

11일 백화점 3사의 실적 공시를 종합하면 1분기에 영업이익이 성장한 것은 롯데백화점뿐이다. 신세계의 영업이익은 9.2%, 현대는 7.4% 줄었다. 3사 모두 매출 증가 폭은 작년에 미치지 못했다.

백화점 업계가 이처럼 아쉬운 실적을 내놓은 것은 코로나 기간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명품 소비가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영향이 크다.

지난해 1분기 롯데(23.4%)와 신세계(37.2%), 현대(30.6%)의 명품 신장률은 두 자릿수였지만 올해는 모두 고꾸라졌다.

신세계(7.8%)와 현대(9.1%)의 명품 매출 신장률은 한 자릿수로 떨어졌고 롯데는 오히려 2.4% 감소했다. 지난해 명품 브랜드들이 연이어 가격을 올렸던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매출은 역성장에 가깝다.

실제로 명품 매장 앞에 새벽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도 최근 눈에 띄게 줄었다. 코로나 기간 해외여행 감소 등으로 특수를 누렸던 골프의 인기가 사그라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신세계와 현대에서 지난해 1분기 골프 관련 매출 신장률은 50%대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모두 한 자릿수대에 그쳤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고 본격적인 엔데믹으로 대면 활동이 늘어나면서 패션과 화장품 매출이 살아난 점이 그나마 실적에 보탬이 됐다.

문제는 2분기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데 있다. 해외여행이 활성화되면서 소비 여력은 더 분산된데다 경기 전망은 여전히 좋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신명품 소비를 주도했던 MZ세대마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소셜미디어(SNS)상에 명품 소비를 과시하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익명으로 소비 내용을 공개하고 평가받는 '거지방'이라는 SNS 오픈 채팅방까지 유행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였던 실적도 역기저로 작용하고 있다. 매달 영업실적을 공시하는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4월 매출이 전년 대비 2.8% 신장하는 데 그쳤다.

다만 업계는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고객을 끌어오기 위한 리뉴얼을 대대적으로 진행하면서 하반기 반등을 노리고 있다.

백화점 3사는 모두 올해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신규점과 기존 매장 재단장에 수천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9월 이후 화재로 영업을 중단한 대전 아웃렛 재개장 가능성도 남아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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