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수사 왜 그 모양?" SNS 쓴 기자…"1000만원 배상하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기자가 자신에 대한 허위 사실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며 제기한 민사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71단독 김영수 부장판사 11일 한 장관이 장모 전 기자를 상대로 위자료 1억원을 지급하라며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장 전 기자는 2021년 3월 자신의 SNS와 유튜브 등에서 “그렇게 수사 잘한다는 한동훈이가 해운대 엘시티(LCT) 수사는 왜 그 모양으로 했대?”라는 글을 올렸다. 한 장관이 허위 사실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하자 “우리나라 성인들의 문해력이 떨어진다니…”라는 답글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검사장이었던 한 장관 측은 “악의적인 가짜뉴스를 SNS에 게시하고 이후에도 SNS나 유튜브 등에서 문해력 부족을 운운하며 모욕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엘시티 수사는 실소유주인 이영복씨가 분양권을 로비 수단으로 썼다며 2017년 11월 부산참여연대가 ‘특혜 분양을 받은 성명불상자’ 43명을 주택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부산지검은 2020년 10월 공소시효 만료 직전 분양계약자 가운데 2명을 제외한 41명을 무혐의 처분했고, 이에 일각에서 부실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한 장관은 이 수사가 진행될 때 서울에서 근무해서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 장관은 이날 선고 후 낸 입장문에서 “이런 명백한 가짜뉴스로 해코지하더라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넘어가면 다른 국민에게도 이런 일이 반복될 것”이라며 “‘이러면 안 된다’는 선례를 남겨야 한다”고 밝혔다.
장 전 기자는 판결에 대해 “이번 판결은 ‘권력자에게는 함부로 묻지도 말라’는 취지로 받아들여진다”며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판결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한동훈은 2017년 8월부터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었다”며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할 수도 있었고, 내려 보낸 사건이라도 다시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물은 것은 이런 처리과정에 대해 물은 거다. 서울 중앙지검 3차장이었고, 나중에는 대검 반부패수사부장이었는데, 왜 직접 안했느냐는 거다”라고 했다.
끝으로 “항소해 다시 한번 시시비비를 가려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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