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4번째 전세사기 피해자 사망에…특별법 단독 처리 압박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단독으로 전세사기 특별법을 처리할 가능성을 내비치며 정부·여당을 강하게 압박했다.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1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예정에 없던 ‘전세사기 대책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이날 서울 양천구의 한 빌라에서 발생한 네 번째 전세사기 피해자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줄을 잇고 있는 시민들의 희생을 바라보면서 더 이상 정부·여당의 수수방관만을 기다릴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피해 대상, 피해보증금 보전 대책의 범위를 핵심으로 논의했지만, 정부·여당은 온갖 이유로 피해자 범위를 축소하고 당초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16일까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그렇지 않으면 정의당을 포함한 야당과 협의로 피해자 요구에 답하기 위한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16일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가 열리는 날이다. 여야는 그간 세 차례 소위를 열고 전세사기 피해지원을 위한 특별법 논의를 벌였지만, 피해자의 전세 보증금 회수 문제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야당은 사기당한 보증금 채권을 공공이 매입해 보전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정부·여당은 피해자에게 우선매수권을 부여하고 임대주택을 제공하는 방안에 무게를 싣고 있다. 전세사기의 유형이 워낙 다양하고 전체적인 피해액수를 가늠할 수 없다는 점도 정부가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다.
민주당은 지난 10일 세 번째 소위 회의에서 소액 임차인에게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최우선변제권을 전세사기 피해자에게도 소급 적용하자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여당은 선순위 채권자의 재산이 침해된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국회 국토위 소속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16일에도 논의가 평행선을 달릴 경우 어떻게 할지 구체적인 전술이 논의된 것은 없다”면서도 “특별법을 위원장 직권으로 전체회의에 상정시킬 수는 있다”고 전했다. 현재 국토위원장은 민주당 소속 김민기 의원이다.
한편,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만나 오는 5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을 논의했다. 윤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전세사기 특별법 등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서 25일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회동에 배석한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본회의(25일) 이전에 전세사기 특별법의 상임위 심사가 불발될 가능성에 대해 “소위에서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그다음에는 지도부에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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