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녀의 삶을 바꿀 '8가지 칭찬법'

동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사공정규 교수 2023. 5. 1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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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정규의 우리 아이 뇌 이야기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이 칼럼은 ‘부모의 ‘칭찬’이 청소년 자녀의 뇌를 기른다’에 이어지는 내용이다. 먼젓번 칼럼을 읽고 이번 칼럼을 읽기를 권고 드린다.

칭찬과 격려로 청소년 자녀의 운명을 바꿀 8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사랑만큼 효과적인 칭찬과 격려는 없다. 아이가 살아있음에, 현재 나와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사랑의 마음이 필요하다. 아이를 현재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아이가 시험을 쳤는데 지난번에 이어 또 꼴찌다. 맨날 꼴찌만 한다고 야단맞는 아이는 절대로 꼴찌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냥 조용히 다가가 안아 주는 마음. 아이라는 존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마음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아이가 발전하면 인정해주겠다는 태도를 보일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아이를 인정할 때 아이는 비로소 발전한다.

둘째, 긍정적이고 열린 마음으로 보아야 칭찬할 것이 보인다. 부정적이고 닫힌 마음으로는 칭찬할 것을 볼 수가 없다. 인디언 기우제는 100% 성공한다. 비결은 간단하다.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면 된다. 칭찬할 점을 찾을 때까지 끝까지 관찰하면 된다.

세 번째, 청소년기에는 동기와 행동의 보상회로인 중격의지핵(nucleus accumbens)의 발달이 활발하고, 이에 비해 위험을 알리는 편도체(amygdala) 발달은 느리다. 이성적인 판단으로 행동하게 하는 전전두엽(preprontal cortex)의 발달은 더 느리다. 그래서 어떤 행동에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보상이나 칭찬이 가장 효과적이다. 처벌하거나 야단을 쳐서 위험을 회피하도록 하는 방법은 덜 효과적이다. 미래를 바라보는 이성적 행동을 하라는 것은 더더욱 잘 안 된다. 가장 강력한 보상은 가까운 인간관계에서 오는 칭찬이다. 만약 어떤 아이가 아버지의 구두를 닦아준다면, 구두를 닦아 줄 때마다 즉각 칭찬하라. 아이는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행동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칭찬할 점을 발견하면 즉각 칭찬해주어야 한다. 만약 지나쳤더라도 그날을 넘기지 마라. 한참 지난 칭찬은 강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네 번째, 막연하게 아이를 칭찬하지 말고, 아이의 ‘특정한 행동’을 칭찬해야 한다. 막연하게 “너는 훌륭한 아이다. 너는 정말 착하다”라고 하면 아이는 왜 칭찬을 받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멋쩍어하거나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점잖게 가만히 앉아 있으니까 좋다"라거나 "책을 읽고 책꽂이에 가지런히 꽂았네. 책 정리를 잘했구나."라는 식으로 특정한 행동을 칭찬해야 한다.

다섯 번째, 가능한 한 공개적으로, 소중한 사람 앞에서 칭찬한다. 예를 들면 낮에 아이가 어머니가 마루를 닦는 것을 도와주었다면 저녁 식사 시간에 아버지 앞에서 이에 대해 한 번 더 이야기해야 한다. “여보 오늘 우리 누구누구가 얼마나 대견한 일을 했는지 아세요. 마루를 아주 깨끗이 닦았어요.” 이렇게 아이에게 소중한 아버지 그리고 가족들이 있는 데서 다시 한 번 칭찬한다면, 이제 마루 닦기는 더 이상 어머니의 몫이 아니다.

여섯 번째, 결과보다는 노력한 과정 또는 가능성을 칭찬하라. “와 1등이네, 정말 잘 했어” 또는 “100점이구나 최고야” 이처럼 결과를 칭찬하다 보면, ‘다음에 1등 못하면 어쩌지’ 또는 ‘다음에 100점을 받지 못하면 어쩌지’하며 오히려 불안해할 수 있다. 결과 대신 노력한 과정을 칭찬하자. “그동안 공부를 열심히 했구나” 또는 “지난번 보다 발전했네”라는 식으로 하는 것이 좋다. 성적 이야기가 나왔으니 한 마디 덧붙인다. ”우리 아이가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 해서 성적이 나쁘다“라는 말은 하지 말자. 아이로서는 공부했는데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게 되면 자신의 머리가 나쁜 것이 되므로, 공부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게 될 수 있다.

일곱 번째, 아이가 실수하거나 실패했을 때,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잘못된 일이 생겼을 때 흥분하거나 질책하지 않는다. “힘들었지, 분명 배우고 얻은 것도 있을 거야”, “응원한다. 도움이 필요하면 말해줘”처럼 이럴 때일수록 더욱 격려해주어야 한다. 격려의 말이 생각나지 않으면 그냥 안아주면 된다.

여덟 번째, 청소년 자녀에게 칭찬은 길게 하는 것보다는 짧게 하는 것이 좋다. 청소년 자녀도 우리도 길게 대화할 만큼 정서적으로 안정된 상태가 아니다. 길게 하려다가 서로가 폭발할 수 있다. 밝게 웃으면서 짧게 말하는 것이 좋다. 연습이 충분히 되었다면 시간을 조금씩 늘려도 좋다.

자녀들의 칭찬에 관한 한, 우리 부모들이 반성해야 할 점이 참 많다. 칭찬은 청소년 자녀를 춤추게 한다.

(*이 칼럼은 동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사공정규 교수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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