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감독 “열심히 A하고 있는데 B급이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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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감독은 2019년 영화 '극한직업'으로 '천만 감독'이 됐고, 드라마 '멜로가 체질'로 마니아 팬층을 얻었다.
이 감독은 "디렉팅은 간단했다. 가끔 시연하기도 하고, 대사를 속도를 좀 더 올려달라고 하면 배우들이 알아서 빠르게 해줬다"며 "전체적인 리듬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인물들을 각자 사는 곳에서 운동장까지 이동시켜야 했기에 전반부를 속도감 있게 연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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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는 평가 박한 장르…기대 부담스럽지만 즐겨”
이병헌 감독은 2019년 영화 ‘극한직업’으로 ‘천만 감독’이 됐고, 드라마 ‘멜로가 체질’로 마니아 팬층을 얻었다. 말의 맛을 잘 살리는 대사와 특유의 유머 코드는 ‘이병헌이 곧 장르’라는 표현을 만들어냈다. 그는 요즘 홈리스 월드컵 국가대표팀의 실화를 다룬 영화 ‘드림’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이 감독은 “2010년 열린 브라질 홈리스 월드컵에 대해 TV에서 우연히 보게 됐다. 사회의 소외된 곳을 봐야한다고 생각하면서 어쩌면 이렇게 몰랐을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며 “내가 느낀 감동이 전달된다면 관객들에게 의미와 재미를 모두 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최근 영화 시장은 좋지 않다. 스포츠를 소재로 한 영화가 인기를 보장하는 것도 아니기에 투자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 감독은 “투자를 받았으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한다는 부담은 당연한 것이었다”서 “홈리스 축구 선수들보다 홍대(박서준)와 소민(아이유)의 이야기를 키우라는 제안도 받았지만 타협할 수 없는 지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코미디와 감동의 균형을 맞추는 게 관건이었다. 그는 “흥행에 대한 연출자로서의 강박은 어느 정도 내려놨어도 걱정은 됐다. 이야기의 감정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어떻게 관객들을 웃겨볼 수 있을지에 대해 세심한 조율이 필요했다”면서 “원래는 코미디 요소가 많았고 대사도 더 많았지만 스태프들과 회의하면서 많이 걷어냈다”는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춘 배우들은 빠른 호흡으로 대사를 소화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이 감독은 “디렉팅은 간단했다. 가끔 시연하기도 하고, 대사를 속도를 좀 더 올려달라고 하면 배우들이 알아서 빠르게 해줬다”며 “전체적인 리듬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인물들을 각자 사는 곳에서 운동장까지 이동시켜야 했기에 전반부를 속도감 있게 연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부분에선 영화 구조가 전형적인 면이 있는데 그걸 나쁘다고만 생각하지 않았다. 전형적인 이유는 많이 썼기 때문이고, 많이 쓴 이유는 재밌기 때문”이라고 명쾌하게 정리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코미디에 ‘집착’한다. 어릴 때부터 코미디를 좋아해 찰리 채플린의 영화를 즐겨봤다. 이 감독은 “코미디는 평가가 박한 장르다. 난 열심히 A를 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B급이라더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바람바람바람’(2018)은 그가 원 없이 코미디를 펼친 영화다. 이 감독은 “어릴 때부터 보고 배운 코미디 요소들을 다 쏟아부어 ‘바람바람바람’을 만들었고, 좋은 평가를 받아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싶었다”며 “그런 강박을 가지고 일을 하니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그 다음부턴 모든 걸 내려놓고 ‘웃겨나 보자. 웃기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대는 크고 평가는 짠 코미디를 왜 계속 쓸까. 이 감독은 “안 그래도 우울한 성격인데 호러 장르를 써봤더니 머리 감을 때 무서워서 눈을 못 감겠더라. 코미디를 써야 하루종일 웃어보기도 한다”면서 “가끔은 ‘내가 왜 웃겨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있을까’ 하고 혼자 피식 웃을 때가 있다. 기대가 부담스럽지만 그걸 즐기려 한다”고 했다.
차기작은 웹툰 원작의 드라마 ‘닭강정’이다. 그는 “‘병맛’ 코미디다. 이번엔 정말 B급인데, 내가 B급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C급이라고 할 것 같다”며 크게 웃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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