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티나면 탈락…5개국 돌며 수업하는 이 대학 SKY 뒤집나

이후연 2023. 5. 1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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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재호 태재대학교 총장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태재대학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뉴스1

“4~5년 안에 우수 학생들이 하버드·스탠퍼드대 대신 태재대를 오도록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염재호 태재대 총장은 11일 서울 종로구 태재재단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교육부로부터 사이버대 설립 인가를 받은 태재대는 올해 첫 신입생을 모집한다. 염 총장은 “BTS가 나온 나라인데, 최고의 교육기관이라고 왜 못 만들겠나”라며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 학생 한 명 한 명의 성공에 집중하는 미래형 대학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했다.


태재대, 오는 9월 개교…학생 전원 기숙사 생활·5개국 돌며 수업


태재대는 다음달부터 1기 신입생을 모집해 오는 9월 개교한다. 소수정예를 원칙으로 매해 한국 학생 100명, 외국 학생 100명을 뽑는다. 한국 학생은 태재미래인재전형(70명)·자기혁신인재전형(20명)·사회통합전형(10명)으로 선발하는데, 학생부·자기소개서·에세이 등 서류평가를 통해 1차로 선발한 후 그룹토론·개별면접 등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뽑는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은 보지 않는다. 단 이번 모집에는 한국 학생은 재수생(졸업생)만 지원 가능하다. 현재 고3 학생은 내년 3월 입학하게 된다.

심리학 전문가들이 만든 400문항의 인·적성 평가도 진행된다. 염 총장은 “이미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보다 잠재력이 있는 인재를 발굴해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사교육 훈련을 받거나 자기소개서에 쓸 이력만을 만들고자 애쓴 학생들은 철저하게 다 가려낼 것”이라고 했다. 1학년은 모두 혁신기초학부로 선발하고, 2학년부터 인문사회학부·자연과학부·데이터과학과 인공지능학부·비즈니스혁신학부 등에서 세부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재학생은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고, 캠퍼스 없이 수업 대부분을 온라인·메타버스에서 듣는다. 대학 4년간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에서 한 학기씩 머무르며 공부한다. 모든 수업은 20명 이하 소규모·토론식 강의로 이뤄진다. 염 총장은 “미네르바 대학 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수업시간 100분 중 8분 이상을 교수 혼자 이야기하면 경고한다더라”며 “태재대도 학생들이 미리 공부해온 내용을 바탕으로 수업 시간에는 토론 및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전임·겸임 100명 모집…“우수 교원은 80~90세도 강의 가능”


태재대는 스탠퍼드·프린스턴·캠브릿지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학들에서 교수들을 영입하고 있다. 현재까지 9명의 전임교원을 선발했는데, 하버드 등 세계 유수 대학에서 191명이 지원했다고 한다. 태재대는 추가로 교원을 모집해 전임교원 40명과 하버드·시카고·예일대 소속의 겸임교원 60명을 둔다는 계획이다. 전임교원도 정년 없이 3년마다 평가를 통해 재계약한다. 염 총장은 “정년 제도는 원래 학문의 자유를 위해 도입됐지만, 지금은 교수들이 안주하기 위한 것처럼 운영되고 있다”며 “태재대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교수라면 80, 90세에도 계속 강의할 수 있다”고 했다.

졸업한 학생에게도 장학금 지원 “억지로 정원 채우지 않을 것”


염재호 태재대학교 총장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태재대학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커리큘럼 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뉴스1
오는 9월 입학하는 학생은 아직 기숙사가 마련되지 않아 서울 을지로의 한 호텔에서 생활하게 된다. 월 부담금은 50~60만원 수준이다. 등록금은 한국 학생은 1년에 900만원으로 책정됐다. 다만 소득분위 5구간 이내인 한국인 학생의 경우 등록금과 기숙사비, 해외 체류비 등을 전액 지원한다.

졸업생을 위한 장학금 제도도 있다. 염 총장은 “졸업 후 국제기구에 취직하거나 해외 최우수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 또는 창업하는 학생들을 선정해 장학금을 지원하는 제도를 운용할 계획”이라며 “졸업하고도 세계적인 리더가 되기 위한 학생들을 계속 키우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태재대의 정원은 200명이지만 기준을 충족 학생이 없다면 정원을 다 채우지 않겠다고도 했다. 염 총장은 “미네르바대학 정원이 150명이었는데 첫 해에는 15명, 두 번째 해에는 30명만 뽑았다”며 “지금은 소문이 나서 엄청나게 지원하는데, 태재대도 등록금 수입으로 운영하는 곳이 아닌 만큼 굳이 인재가 없는데 정원을 채우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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