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과 더 가까워 시민 불안 더 크다"…부산시, 시찰단 동행 요청

김민주 2023. 5. 1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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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전력 관계자들이 지난 2월 2일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에서 외신 기자들에게 오염수 저장탱크를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부산시가 일본 후쿠시마(福島)에 파견하는 원전 오염수 시찰단에 지방정부 추천 전문가를 동행하게 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시찰 결과에 신뢰성을 높이고, 일본과 인접한 데다 해양 관련 산업을 주력으로 둔 부산ㆍ울산ㆍ경남 주민 걱정을 덜 수 있게 해달라는 취지다.


“지방정부에도 불안감 해소 역할을”


11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9일 ‘후쿠시마 오염수 현장 시찰단 지자체 전문가 참여 건의’ 공문을 국무조정실에 보냈다. 이 공문에서 부산시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단은 국민 불안감 해소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특히 오염수 방류 시기가 다가와 지리적으로 일본과 가까운 부산과 울산·경남은 다른 지역보다 시민 불안감이 크다”고 밝혔다. 이에 후쿠시마 오염수 이슈를 관리ㆍ대응해온 부산시 추천 전문가가 시찰단에 합류해 불안감 해소 등 역할을 맡도록 해달라고 했다.

2011년 3월 대지진과 쓰나미 여파로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가 일어난 후 일본과 가까운 부산에선 ‘방사능 포비아’에 가까운 불안감이 싹텄다. 국내 최대 수산 위판장인 부산공동어시장 등이 있어 산업 구조도 방사능에 예민하다.

부산 기장군 기장읍에 들어선 해수담수화시설이 2014년 12월 완공 이후 삼중수소 등 방사능 불안감에 물을 공급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중앙포토]


부산 10명 중 8명 “방사능 농도 안 변해도 위험하다”


부산시 산하 부산연구원이 시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식조사(조사 기간 올해 1~2월ㆍ대상 1840명) 결과에서는 불안감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되면 부산 연안 방사능 농도에 변화가 없더라도 ‘위험하다’고 느끼는 비율은 79.5%에 달했다. 방류될 오염수에 대한 공동 조사 등이 필요하다는 여론(49.5%)도 높았다.
지난달 22일 지구의날을 맞아 부산역 광장에서 시민단체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규탄하고 있다.[연합뉴스]
전문가들은 "과학적인 근거에 따라 판단할 문제"라고 한다. 정용훈 한국과학기술원(KAIST)원자력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후쿠시마에서 방류뒤 수㎞만 흘러가도 삼중수소 농도가 리터당 1Bq(베크럴)정도로 보통 민물 수준"이라며 "우리나라 민물에는 리터당 1Bq정도 삼중수소가 검출되며 서울시민 소변을 검사해도 삼중수소가 1리터당 1~2Bq 검출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후쿠시마 방류구 앞 삼중수소 농도 상한선은 1리터당 1500Bq"라며 "이 방류수를 하루 2리터씩 365일 마신다면 피폭량은 청정 바다에서 자란 전복을 1마리 먹은 다음 그에 함유된 방사성 폴로늄에 피폭 받는 양과 같은 수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이번에 시찰단을 파견하는 만큼 방류수 정보를 확인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나란히 걷고 있다.[대통령실]

한편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지난 7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 한국 전문가로 구성된 시찰단이 후쿠시마 현지 방류 태세 등을 시찰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시찰단은 12일부터 일본 측과 실무 협의를 거쳐 오는 23~24일 후쿠시마 제1원전에 파견된다. 오염성 안전성을 검증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최종 보고서는 다음 달 발표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처리수로 용어수정을 검토하고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협의에 정통한 정부 소식통은 지난 10일 중앙일보에 "현재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부지 내 탱크에 알프스(ALPSㆍ다핵종제거설비)를 통과해 주요 방사성 물질 등을 제거한 물을 보관하고 있지만, 배출 기준에 맞게 처리된 물이 약 30%, 여전히 오염된 물이 나머지 70% 정도"라며 "다만 향후 처리 비율이 높아지면 오염수를 처리수로 바꿔 부르는 게 합리적이라 용어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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