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까진 몰라도 박원순은'…야권서도 '다큐 논란'에 "인간부터 돼라"

김민석 2023. 5. 1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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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변론' 포스터에 "그를 변호하려 한다" 문구
'2차가해' 논란에 류호정 "인간이 됐으면" 비판
與 "김남국, 코인으로 벌더니 좌파는 다큐코인"
민주당 내부서도 "논란 더 키워선 안 돼" 목소리
오는 7월 공개 예정인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다큐멘터리 '첫 변론' 포스터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

비서 성추행 의혹으로 피소 뒤 자살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미화하는 다큐멘터리가 7월 개봉한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야권에서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해당 다큐멘터리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실을 비호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야권 일각에선 해당 다큐 제작자를 향해 "인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비판까지 내놓은 상태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11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성범죄 자체를 부정하는 대목도 있는데 성범죄 유무는 박 전 시장 사망 때문에 확정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런 2차 가해가 자행될 것이 뻔했기 때문에 피해자는 최소한의 법적 판단이라도 받아둬야 했던 것"이라며 "추모도 좋고 예술도 좋은데 인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박 전 시장 지지자 모임인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이야기를 담은 '첫 변론'을 오는 7월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직후 2020년 7월 9일 극단적 선택을 한 박 전 시장의 측근들을 인터뷰한 책 '비극의 탄생(2021)'을 바탕으로 제작된 해당 다큐에는 박 전 시장을 옹호하고 성추행 피해자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을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최근 제작위원회가 공개한 포스터에는 '세상을 변론했던 사람. 하지만 그는 떠났고, 이제 남아있는 사람들이 그를 변호하려 한다'는 문구가 포함돼 있다. 공개된 예고편에도 박 전 시장의 측근이 나와 성폭력 사실을 부인하는 내용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특히 예고편에 나온 김주명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은 피해자의 반복적 성폭력 피해에 대해 "전혀 그런 일 없었다. (피해자는) 오히려 비서실에서 일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측에서는 해당 다큐에 대해 즉각적인 비판을 내놨다. 배윤주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지난 9일 논평을 내고 '첫 변론'을 언급하며 "가히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기는커녕 뻔뻔하게 눈 가리고 아웅하는 민주당식 피해자 코스프레의 전형적 시나리오"라며 "덮고자 하면 더욱 드러난다는 욕개미창(欲蓋彌彰)이란 말이 있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덮고 미화한다면 결국 추악한 진실이 더 밝게 드러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이 다큐를 제작한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이 공식 홈페이지에 밝힌 바에 따르면 제작진은 지난달 7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후원금 모금 시작을 알렸고, 이튿날 "하루도 안 돼 후원금액이 1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4000여명이 참여해 2억원 이상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김남국 의원은 알트코인으로 돈을 벌고 좌파 문화예술가들은 좌파코인, 다큐코인으로 돈을 버는 것 같다"며 "박 전 시장 다큐멘터리 같은 경우는 2억원 정도 후원금이 벌써 모였다고 하는데 한 사람의 특정된 피해자가 명백하게 존재하는데 거기에 대해서 이런 식으로 2차 가해를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야권에서도 박 전 시장의 다큐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박성민 민주당 전 최고위원은 "조국 전 장관이라든가 아니면 박원순 전 시장에 대한 다큐가 만들어지고 여기에 돈이 쌓이고 이런 불필요한 공격들이나 오해를 낳는 것들이 1차적으로는 문제"라며 "나아가 박 전 시장에 대한 성역화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있다. 우리 당에서도 반성했던 부분이기 때문에 더 이상 측근이든 지지자이시든 이런 분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 피해자를 생각한다면 제발 멈춰달라"고 말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김남국 의원 코인 사태도 불법 여부를 떠나 국민 정서를 건드렸다는 이유로 당 차원에서 적극 대응하고 있는데, 지금 상황에서 박 전 시장 관련 다큐는 논란만 더 키울 뿐"이라며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과는 결 자체가 다른 만큼 좀 더 깊이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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