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40억대 주가조작' 라덕연 구속…공범 프로골퍼도 영장 청구

허정원, 하준호, 김은지 2023. 5. 1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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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發) 주가폭락 및 시세조종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 합수1팀(팀장 이승학)이 11일 이 사건 총책으로 지목된 라덕연(42) R투자자문사 대표를 구속했다. 서울남부지법 유환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도주 우려와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전날(10일) 검찰이 라씨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이날 투자자 모집책으로 꼽히는 프로골퍼 안모(33)씨와 변모(40)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청구했다.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는 12일 오전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폭락 사태 관련 주가조작 의혹 핵심으로 지목된 라덕연 R투자자문사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시세조종 범죄수익 2640억원 영장 적시


수사팀이 라덕연과 핵심 2인방을 체포하면서 적용한 혐의는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 및 무등록 투자일임 금지 위반과 범죄수익은닉 등이다. 라씨가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투자 원금뿐 아니라 허락 없이 받은 신용대출 등으로 총 8개 종목(다올투자증권·다우데이타·대성홀딩스·서울도시가스·삼천리·선광·하림지주·세방)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하고, 금융당국에 등록하지 않은 채 투자자들로부터 신분증과 차명 휴대전화 등을 건네받아 투자일임업을 했다는 게 혐의의 골자다. 수사팀은 라씨가 시세조종으로 거둔 범죄수익이 약 2640억원이고, 이 중 절반인 1320억원을 투자자들로부터 수수료 명목으로 받아 챙기려 했다고 구속영장에 적시했다. 수사팀은 이들이 이 같은 수익금을 연극배우 출신의 측근인 손모(40)씨 등을 통해 빼돌렸다고 보고 있다.

라씨, 변씨, 안씨 등 3명에 대해 출석을 요구하지 않았는데도 법원이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라씨에 대해선 구속영장도 발부한 것은 범죄 혐의가 이미 어느 정도 소명됐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게 법조계의 해석이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지난 9일 “사무실 압수수색과 관련자 소환조사, 계좌추적, 통신내역 등을 종합한 뒤 출석 요구시 불응하고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체포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팀은 이들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된 혐의 외에 조세포탈 혐의도 적용해 수사 중이다. 라 대표 등이 측근 명의의 법인 창구로 투자 수수료를 우회해 세금을 회피했다는 의혹이다.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9일 주가조작 세력 의혹을 받는 투자컨설팅업체 R사 라덕연 대표와 전직 프로골퍼 안모 씨, 투자사 관리총괄 변모씨 등 3명을 체포했다. 사진은 10일 안 씨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의 골프 아카데미의 모습. 검찰은 이 연습장이 투자자들에게서 수수료를 회수하는 창구로 쓰인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조세포탈 등 추가 수사…고급 외제차 압수


수사팀은 지난 3일 라씨 일당의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에 있는 비밀사무소를 압수수색한 이후 주말 사이 라씨 주변 인물과 거액 투자자들을 각각 피의자·참고인 신분으로 줄소환해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 지난 8일엔 변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H투자자문사 직원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며 라씨 등의 혐의를 다져 왔다. 지난 9, 10일엔 라씨의 수행비서 2명을 순차 소환해 라씨와 측근의 행적 및 자금 흐름 등을 캐물었다. 수사팀은 라씨 일당의 조사가 일단락되는 대로 이들이 거꾸로 의혹을 제기한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 등의 주식 대량 매도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 볼 계획이다.

한편, 수사팀은 이날 남부지검 지상주차장에서 안씨의 5억원대 롤스로이스 차량 한 대를 압수했다. 이 차량은 안씨가 수사에 협조하는 차원에서 임의로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주요 피의자 구속 이후 범죄수익 환수를 위한 조처를 차근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허정원·하준호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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