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훈장 모란장, 94세로 별세
[김삼웅 기자]
▲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김자동 회장 |
ⓒ 박도 |
그는 노령에도 일을 멈추지 않았다.
독립정신 계승과 선열 추모는 평생의 과업이었다. 그 외에도 △백범 김구선생 기념사업회 이사 △석오 이동녕선생 기념사업회 이사 △대한민국 순국선열 애국지사 영령추모제전위원회 고문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 △운암 김성숙 기념사업회 추진위원 △광복 6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고문 △대통령 직속 광복60주년추진위원회 위원 △사명당기념사업회 고문 등에 참여하였다.
2020년에는 삼한 갑족으로 막대한 재산을 신흥무관학교 설립 등에 바친 우당 이회영 선생을 기리는 우당교육문화재단으로부터 '우당상'을 받고, 2022년 3.1절 기념식에서 임정기념관 건립 등 독립운동 선양과 민주·민권운동과 통일운동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2021년 상반기까지 매일 임정 기념사업회 사무소에 출근하여 업무를 보던 그는 여름부터 갑자기 건강이 악화되었다. 과로와 노화가 겹친 것이다.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면서 회복을 기대했으나 기력을 잃고 2022년 8월 23일 향년 94세로 눈을 감았다. 할아버지의 서훈과 유해 고국 송환을 끝내 이루지 못한 채 눈을 감았지만, 몰상식이 판치던 시대에서 '상식인'의 길을 완주한 삶을 살았다.
선생은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예감했던지, 임시정부기념사업회의 자료집을 준비시켰다. 20년 동안의 활동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 것이다.
2023년 4월, 1천 쪽에 달하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사업회 20년>이 간행되었다. 그간 해온 사업·행사·자료가 빠짐없이 실렸다. 임재경 부회장 겸 회장직무대행은 발간사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신과 활동을 기리고 계승하는데 전혀 관심이 없었을 시절인 2006년, 본회는 '임시정부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를 조직하고, 학술회의·전시회·영화제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하여 국민적 관심과 지지를 끌어내고, 동시에 정부 요로에 기념관 건립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설득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고 돌이키면서, "그 결과 기념관이 문을 열 개 되었음은 16년에 걸친 본회의 헌신적인 노력의 산물임"을 밝혔다.
기념사업회는 선생의 생전의 공적 즉 ①독립운동 ②언론·문화운동 ③민족화합운동연합 등 통일운동 ④대한민국의 뿌리인 임시정부에 대한 인식 제고 등의 업적을 들어 국가보훈처에 〈고 김자동 선생(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장) 국립묘지 안장에 대한 청원〉을 제출하였다.
하지만 이 청원은 수용되지 않았다.
다음은 청원서 중 ⑤의 <현충원 안장의 정당성 및 그 의의>이다.
김자동 선생의 부친 김의한 선생은 6.25 때 납북되어 평양에, 모친인 정정화 선생은 대전 현충원에 계십니다. 김자동 선생 역시 어린 시절부터 부친을 도와 실제로 독립운동을 하였습니다. 김자동 선생과 함께 활동했던 동기들인 오희옥, 엄기선 선생 등은 보훈처에서 서훈을 받으셨습니다. 이들의 독립운동은 보훈처에서도 국가에서도 이미 다 인정한 사실입니다. 김자동 선생은 그 또래 중에서도 가장 활발하게 독립운동에 참여하셨습니다.
김자동 선생의 독립운동 사실을 직접 알고있는 사람들이 보훈처에서 심사를 하던 시기에는 김자동 회장 역시 충분히 서훈을 받을 수 있었으나, 조부이신 김가진 선생도 받지 않은 서훈을 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서훈을 신청조차 하지 않았을 뿐, 실제로 독립운동을 하셨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김자동 선생의 조부 김가진 선생은 상하이에, 부친은 평양에, 모친은 대전현충원에 뿔뿔이 흩어진 현실을 국가가 나서서 한자리에 모으려는 노력은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줄 것입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역사 속에서 현실로 불러내어 온 국민에게그 정신과 의미를 각인시켜준 김자동 선생의 활동을 독립운동 못지않게 중요한 공로임을 주지하시어 대전현충원 안장으로 마지막 가시는 길을 애도하고 인정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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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 시대의 상식인 김자동 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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