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반복되면 입점업체 검색 막는다'...오픈마켓 자율규제 최종안

이은주 2023. 5. 1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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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플랫폼 민간 자율기구' 자율규제 방안 발표회 개최

윤석열 정부가 추진해온 플랫폼 기업과 입점업체 사이 자율규제의 최종안이 도출됐다. 입점업체측이 강하게 요구하면서 첨예한 쟁점으로 다뤄졌던 ‘수수료 상한제’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 대신 카카오·11번가·지마켓 등 논의에 참여한 기업들이 일정 기간 동안 수수료를 동결하거나 할인하는 등 한시적인 상생안을 내놓으면서 마무리됐다.

11일 ‘플랫폼 민간 자율기구’는 오후 2시 서울 명동 포스트타워 대회의실에서 ‘플랫폼 자율기구 자율규제 방안 발표회’를 개최하고 산하 4개 분과(소비자·이용자, 데이터·AI, 혁신공유·거버넌스)에서 마련한 자율규제 방안을 발표했다. ‘플랫폼 민간 자율기구’는 민간 스스로 플랫폼 시장에서의 자율규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구성된 논의기구다. 지난 8월 19일 출범한 이후 갑을, 소비자·이용자, 데이터·AI, 혁신공유·거버넌스의 4개 분과를 구성해 각 분과별로 자율규제 방안을 논의해 왔다.

공정위 주도 '갑을분과'서 '오픈마켓 자율규제 최종안 발표

이날 발표회에서 갑을분과는 ‘오픈마켓’ 분야 자율규제 최종안을 발표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공정위가 온라인 플랫폼 기업과 입점 사업자 사이에서 발생하는 ‘갑을문제’를 민간 주도 자율규제 방식으로 관리하는 쪽으로 정책적 궤도를 수정한 뒤 진통끝에 마련한 최종 자율 규제 결과물이다. 지난해 8월 플랫폼 자율기구가 출범한 이후 오픈마켓 분과에서는 입점약관(계약서) 내에 채워질 내용 가운데 ‘수수료 상한제’ 등을 둘러싸고 첨예한 기싸움이 있었다. 플랫폼 기업이 매년 올릴 수 있는 수수료 상한선을 계약서내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접업체측의 주장과, 기업들의 반대 의사가 대립했다.

오픈마켓 사업자와 입점업체 간 체결하는 거래 입점약관(계약서)에 반드시 포함할 핵심사항에 수수료 상한제는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자율기구는 계약서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내용으로 입점 입점약관에 포함해야 할 내용으로 ▲입점 계약기간, ▲계약 변경·해지 시 그 사유 및 절차, ▲서비스 제한·중지·변경 시 그 사유 및 절차, ▲수수료·광고비 적용방식, ▲대금정산 주기 및 절차, ▲검색 노출순서 결정 기준 등을 넣기로 했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진통이 적지 않았으나 이미 지난 2월 배달앱 기구에서 자율규제안이 발표되고, 업체들이 수수료 경감 상생안을 마련하면서 논의가 마무리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체 간 분쟁이 생겼을 경우를 대비해 ‘오픈마켓 자율분쟁조정협의회(가칭)’을 설치해 해결하기로 했다.

'수수료 상한 조항' 입점 계약서 도입 대신 ... 수수료 경감 방안 상생안 담겨

논의에 참여한 카카오·11번가·지마켓·쿠팡·무신사 등 10여개 플랫폼 기업들은 한시적인 수수료 부담 경감 상생안을 마련했다. 카카오는 연내 기존 수수료 정책을 동결하고, 신용카드 결제 금액에만 적용했던 소상공인 수수료 우대 정책(수수료 3.3% → 0.53%~1.64%)을 다른 결제 방식(카카오페이 머니 등)에도 적용해 확대하기로 했다. 11번가는 2023년 신규판매자에게 할인된 수수료율(6%)를 1년간 적용하고, 2022년 입점판매자 중 중소입점판매자에 6% 수수료율을 1년간 연장하기로 했다. 지마켓도 카테고리별로 수수료를 1년간 동결한다. 무신사는 매출 하위 절반에 달하는 3600여개 업체의 결제 수수료를 1년간 전액 면제하기로 했다.

아울러 소비자·이용자 분과는 사기쇼핑몰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서 오픈마켓 내 집단민원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반복적으로 민원이 제기된 사업자에 대해 오픈마켓이 검색노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데이터·AI분과는 플랫폼 기업들이 알고리즘을 통한 검색·추천 기준을 알기쉬운 방식으로 공개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오늘 발표된 자율규제 방안은 각 플랫폼 사업자들의 자율적 참여를 바탕으로 마련된 만큼 높은 준수 의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플랫폼 사업자의 자율적인 노력을 기반으로 한 상생 문화가 시장에 잘 뿌리내려 앞으로 우리나라의 플랫폼 시장 생태계가 더욱 건강한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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