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호영의 햄스트링 부상과 '흑인 근육' 오지환
배중현 2023. 5. 11. 15:30
내야수 손호영(29)은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의 '기대주'였다. 염 감독이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올 시즌 출전 시간을 보장하겠다"고 공언한 3명의 타자 중 하나였다. 2루와 3루 수비가 모두 가능한 전천후 내야 자원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햄스트링 문제로 개막전 엔트리 합류가 불발되더니 어느새 잊힌 존재가 됐다. 복귀 시점마저 불투명하다.
염경엽 감독은 10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 앞서 손호영에 대해 "(복귀까지) 완전히 오래 걸릴 거 같다. 재활 치료가 끝나고 훈련 시작했는데 또 (햄스트링이) 터졌다"면서 아쉬움을 내비쳤다. 햄스트링은 엉덩이와 무릎 관절을 연결하는 허벅지 뒤쪽 부분의 근육이다. 허벅지 안쪽 근육인 대퇴사두근이 엔진이라면 햄스트링은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 민감한 부위인데 재발 우려도 커서 한 번 다치면 골치가 아프다. 손호영도 재활 치료 과정에서 통증이 재발한 것으로 보인다. 대타나 대수비 출전도 어려워 완전히 회복할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다.
선수만큼 답답한 건 감독이다. 염경엽 감독은 "프로에선 몸이 안 되면 주전을 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아무리 능력이 좋더라도 경기를 뛰지 못하면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염 감독은 "(손호영은) 근육 자체가 딱딱한 거 같다. 오지환처럼 부드러워야 한다. 오지환은 같은 경우는 거의 흑인 근육"이라면서 "부드러우면서도 탄력 있는 근육, 그래서 (오지환을 두고) 40세까지 유격수를 할 수 있다고 하는 거"라고 말했다. LG 주전 유격수 오지환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 연속 100경기를 뛰었다. 체력 부담이 큰 포지션이지만 큰 부상 없이 매년 레이스를 완주한다. 최근 5년 연평균 139경기 출전, 지난해에는 딱 2경기만 결장하고 정규시즌 142경기를 소화했다. 감독이 바라보는 가장 큰 밑천은 튼튼한 '몸'이다.
경기를 많이 뛰니 자연스럽게 성적도 따라온다. 지난 1월에는 비FA(자유계약선수) 다년 계약으로 6년, 최대 124억원(보장 100억원, 옵션 24억원) 대박을 터트리기도 했다. 염경엽 감독은 "오지환은 신인으로 뽑았을 때부터 그런 느낌이었다. 가진 몸이 약간 옛날 박재홍"이라면서 "사실 지환이는 홈런도 더 많이 쳐야 하고, 지금 커리어보다 훨씬 더 높게 야구했어야 했다. 나이를 먹었지만, 더 느끼고 타격 기술을 터득하면 홈런 개수도 늘고 타율도 올릴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박재홍은 데뷔 첫해인 1996년 30홈런-36도루를 기록하며 국내 첫 30(홈런)-30(도루) 고지를 밟았다. 골든글러브를 네 차례 받는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외야수. 선수 시절 남다른 운동 신경으로 '리틀 쿠바'로 불렸다. 그와 비교한다는 건 그만큼 오지환의 가치를 인정한다는 의미다.
충훈고를 졸업한 손호영은 홍익대 1학년 때인 2014년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 구단과 계약했다. 하지만 별다른 활약 없이 2017년 방출, 이후 국내로 들어와 독립 리그를 거쳐 202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LG에 지명됐다. 입단 당시 즉시전력감으로 기대가 컸지만, 몇 년째 제자리걸음이다. 부진에 잔 부상이 겹친 탓이었다.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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