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적자 300억달러 눈앞…반도체·中 수출 감소세는 완화
이달 들어서도 수출 감소세가 이어졌지만, '최대 시장' 반도체·중국의 하락 폭은 이전보다 완만해졌다. 올해 누적 무역적자는 300억 달러를 눈앞에 뒀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5월 1~10일 수출액은 14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1% 감소했다. 수입액은 187억 달러로 같은 기간 5.7% 줄었다. 수입보다 수출이 더 줄면서 열흘간 무역수지는 41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연간 누적 무역적자는 294억1000만 달러로 늘었다.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한 지난해(-477억8000만 달러)의 62% 수준이다. 월별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14개월째 '마이너스'(-)의 늪에 빠져 있다.
5월에도 글로벌 경기 둔화 등에 따라 '수출 한파'가 여전했다. 1위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수출액은 1년 전보다 29.4% 감소했다. 수요 부진, 메모리 단가 하락 등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D램 고정가는 지난해 1~4월 3.41달러에서 올해 4월 1.45달러로 크게 떨어졌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를 비롯해 석유제품(-40.1%)·선박(-49.3%) 등 10대 주요 수출품 중 7개가 역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호조세가 이어지는 승용차(125.8%)가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했다.
대(對) 중국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14.7% 감소했다. 대중 수출은 이달 말까지 역성장하면 12개월 연속으로 뒷걸음질 치게 된다. 주요 수출 대상국 10곳 가운데 베트남(-9%)·대만(-56.6%) 등 7곳으로의 수출이 줄었다. 반면 미국(8.9%)·유럽연합(EU·11.5%) 등은 증가했다.
다만 긍정적인 신호도 나타났다. 초순 기준이지만 반도체 수출과 대중 수출의 하락 폭이 줄어든 게 대표적이다. 반도체는 지난달 수출이 1년 전보다 41% 줄어드는 등 올해 내내 30~40%대 감소율을 꾸준히 기록해왔다. 하지만 이달 들어 20%대로 하락세가 주춤해졌다. 대중 수출도 6개월째 20~30%대 감소율을 오갔지만, 이번엔 10%대 중반으로 개선 조짐을 보였다.
수출의 '상저하고'를 기대하는 정부·기업으로선 반도체 업황 개선,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중요한 변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월말까지 지켜봐야 하지만 중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바닥을 지난 것으로 본다. 반도체 업황도 지금보다 더 나빠지진 않을 것"이라면서 "여름 전후로 전체 수출 실적이 약하게나마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이후 수입이 에너지 중심으로 감소하면서 무역적자도 꾸준히 줄고 있다. 하지만 이달 초 수입 그래프는 덜 꺾이면서 적자 폭이 다소 커졌다. 3대 에너지원 중 원유(-17.3%)·석탄(-1.5%) 수입은 줄었지만, 가스 수입이 23.5% 늘어났기 때문이다. 다만 국제 에너지 가격의 하향 안정세가 이어지는 만큼 향후 수입 감소 추이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주원 실장은 "당분간 에너지·원자재 등의 수입이 줄면서 무역수지 개선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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