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사우디에 초국경택배 거점 구축 … 중동시장에 한국 택배 태극기 꽂는다
CJ대한통운이 사우디아라비아에 국가 간 전자상거래 수요를 겨냥한 초국경 택배 거점을 구축하고 중동 시장 공략에 나선다. 현재 연 100조원 규모의 초국경 택배 시장은 오는 2026년에는 176조원 규모까지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중동 지역의 이커머스는 특히 매년 두 자릿수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사우디 시장이 가장 규모가 큰 만큼 안정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CJ대한통운은 11일 "사우디아라비아 민간항공청과 협약을 맺고 글로벌 쇼핑몰 '아이허브'의 중동지역 국제 배송을 전담할 글로벌권역물류센터(GDC)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GDC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이 판매 상품을 미리 인접 국가 배송거점에 보관한 뒤 주문이 들어오면 신속하게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대륙별로 거점 센터를 만들면 2∼3주씩 걸리던 배송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어 초국경 택배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전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CJ대한통운 강신호 대표 사우디 민간항공청 압둘라지즈 알 두아일레즈 CEO, 박준용 주사우디 대사 등이 참석했다. 마지드 알 카사비 사우디 상무부 장관 등도 참석해 협력과 지원을 약속했다.
협약에 따르면, 사우디 GDC는킹칼리드 국제공항에 조성된 리야드 통합물류 특구에 들어선다. 2024년 하반기 준공 목표로 사우디는 물론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등 중동지역 9개국에서 접수되는 주문을 처리하게 된다. CJ대한통운은 이곳에 600억원을 투자해 로봇과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다. GDC에선 하루에 1만5000상자 규모의 물량이 처리될 예정이다.
GDC가 가동을 시작하면 사우디 소비자들의 쇼핑 편의도 크게 높아진다. 일단 현지 소비자들은 자국 내에 위치한 GDC에서 상품을 바로 받아볼 수 있는 데다, 기존 해외 직구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혀온 교환·반품 문제도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 GDC에 보관된 상품을 국내로 반입할 수 없는 한국과 달리 규제로 인한 제약 요인이 없어 시장 공략이 용이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여기에 우리나라가 사우디와 활발한 경제협력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향후 국내 기업의 사우디 진출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CJ대한통운 측은 보고 있다. CJ대한통운 강신호 대표는 "사우디 시장은 중동에서도 가장 풍부한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아프리카와 유럽을 잇는 지리적 이점도 있다"며 "사우디 센터가 중동 시장을 이끄는 물류허브로 자리 잡도록 최첨단 기술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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