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외인 원투펀치 귀환…5월, ‘9연승’보다 강한 ‘정상궤도’ 롯데 온다

차승윤 2023. 5. 1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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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스트레일리.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4월 질주했던 롯데 자이언츠 기세가 5월에도 계속될까. 조각은 오히려 더 많이 맞춰지고 있다.

롯데는 지난 10일 부산 두산 베어스전에서 3-0으로 승리해 정규시즌 2위를 되찾았다. 지난 2일 9연승이 끊긴 후 4경기 연속 우천취소를 당했고, 이후 9일 두산전 패배로 최근 2연패. 자칫 식을 뻔한 분위기를 다시 올리기 충분한 승리였다.

롯데 자이언츠 나균안.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더 고무적인 건 경기 내용이다. 강팀의 조건은 탄탄한 선발진과 꾸준한 타선이다. 롯데는 9연승을 달릴 때도 이 두 가지가 부족했다. 에이스로 떠오른 나균안이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34로 지탱했다고는 해도 외국인 선수 댄 스트레일리와 찰리 반즈가 모두 부진하면서 뒤를 받치지 못했다. 스트레일리가 4월 평균자책점 5.68, 반즈가 평균자책점 7.58에 그쳤다. 두 사람 모두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한 차례도 없었다. 박세웅(4월 평균자책점 5.12) 한현희(4월 평균자책점 7.17)도 힘을 더해주지 못했다.

그런 롯데가 9연승을 펼친 건 필승조급 투수로 도약한 김진욱이 더해지고 구승민과 김원중 등 기존 필승조가 호투해준 덕분이었다. 타선은 강타자는 없었으나 득점권 타율 0.314(2위)를 기록할 정도로 집중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불펜과 득점권 성적 모두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었다. 결국 선발이 필요했다.

그런데 외국인 투수 두 사람이 모두 부활의 날갯짓을 폈다. 9일은 스트레일리가, 10일은 반즈가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스트레일리가 부활한 건 제구 덕이다. 구속은 205탈삼진을 기록했던 2020년 수준이라 보기 어려웠으나 대신 노련하게 호투한 지난해(평균자책점 2.31)를 연상하게 하는 제구로 두산 타선을 잡았다.

서튼 감독은 "스트레일리가 무대 뒤에서 얼마나 많이 노력했는지 많은 분들께는 보이지 않았을 거다. 그 과정에 결과로 나오게 돼 굉장히 보기 좋았다"며 "다음 과제는 꾸준함이다. 9일 경기처럼 날카로운 제구를 보여주면 다음 등판도 성공할 수 있다. 직구가 홈플레이트 좌우로 잘 제구됐다. 커브도 스트라이크존에 자유자재로 넣었다 빼며 던졌다. 상대 타자의 생각을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칭찬했다.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반즈가 살아난 포인트도 결국 제구다. 반즈는 "포수 유강남과 이야기를 나눴다. 4월에는 볼넷이 많아 공짜로 베이스 내주는 경우 많았다. 유강남은 플레이트 뒤에 (앉아있을 때) 움직임을 줄이고, 나는 스트라이크존 안에 공을 채워넣는다고 생각하면서 던졌다"며 "4월에는 투구 시 리듬과 타이밍이 이전과 좀 달랐다. 코치님들과 협력해 이겨냈다. 내가 느낀 부분, 코치님들이 보는 부분을 서로 소통하며 고쳤다"고 전했다.

탈출구는 결국 멘털과 노력이다. 반즈는 "4월 부진으로 개인적으로는 실망스러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매일 노력하는 것밖에 없었다. 그게 가장 중요했다"며 "매일 이런 경기를 치르고 싶다. 좋은 기세를 이어 나갔으면 한다"고 다짐했다.

두 사람의 기세가 이어진다면 롯데는 나균안-스트레일리-반즈로 이어지는 선발진의 토대를 다시 세울 수 있다. 박세웅과 한현희의 페이스까지 올라온다면 '선발 왕국'으로 새로운 순위 싸움도 펼칠 수 있다.

서튼 감독은 10일 경기 승리 후 "팀이 정상적인 궤도에 올랐다"고 기뻐했다. 서튼 감독의 말대로 롯데의 조각이 하나하나 맞춰지기 시작했다. '봄데'는 9연승으로 끝나지 않았다. 아직 2023년 봄은 더 남았고, 롯데는 여전히 질주할 동력을 남겨놓고 있다.

부산=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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