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전기차 수출까지 주춤하면서 지난해 대비 20% 하락…코나 2200만원대
중고 전기차 시세가 고금리 여파와 수출 감소 등 전반적인 수요 약화에 따라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다.
11일 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는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유통되는 출시 12년 이내 740여개 모델을 대상으로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 중고 전기차 평균 시세가 6개월째 하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6개월째 시세 매월 2~4% 낮아지는 추세
이는 2020년을 전후한 상황과는 정반대다. 당시엔 반도체 수급 부족에 따른 신차 출고지연으로 중고 전기차 값이 신차 실구매가를 넘어서는 역전 현상을 보일 때도 있었다. 이후 2022년부터는 반도체 수급이 안정화되면서 중고 전기차 시세 역시 안정을 찾았다.
하지만 충전 인프라 부족과 배터리 성능 이슈, 신차 가격 하락 등이 겹치며 판매가 부진해 지난해 말부터 중고 전기차 시세는 내리막을 걷고 있다. 분석 결과, 중고 전기차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5월까지 6개월째 평균 시세가 매월 약 2~4% 낮아지는 추세다.
주요 모델별 시세를 살펴보면 현대차의 더 뉴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지난 5월 2280만원에 거래됐다. 2022년 12월 2800만원에 비하면 18.6% 하락한 가격이다. 같은 기간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은 22.9%, 기아의 디 올 뉴 니로 EV는 9.4% 하락했다. 하향세는 수입차 브랜드에도 나타나고 있다. 스웨덴 전기차 업체 폴스타의 폴스타2는 5150만원에서 4250만원으로 17.5% 내렸고, 테슬라의 모델S도 17.9% 내려 이달 7117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케이카에 따르면 4000만원 이상 고가 중고 전기차 모델의 하락세가 더 큰 편이라고 한다. 높은 금리 등 불황기에 따른 요인이 시세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이는 내연기관 차량 시세에서도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수출 인기 품목이던 저가 중고 전기차 모델은 수출이 주춤해지며 전체적인 수요 감소로 이어져 시세가 하락세로 들어섰다. 이에 따라 코나 일렉트릭과 디 올 뉴 니로 EV 등 주요 모델들의 5월 시세는 지난해 말 대비 평균 약 17% 낮아졌다.
코나 일렉트릭은 2903만원에서 2238만원
이민구 케이카 PM팀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고차 수출 물량은 자동차 운반선보다는 컨테이너선에 주로 선적된다”며 “최근에 안전성을 위해 배터리를 분리하거나 방전시키는 등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지만 이런 과정에서 저가 전기차 초기 모델 수출도 주춤하면서 시세도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중고차 주요 수입국인 북아프리카·중동 아시아·남아메리카 국가의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중고차 수출량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달러 대비 각국 화폐의 환율이 상승한 점도 중고차를 수입하려는 수요가 적어지는 데 영향을 끼쳤다고 관측했다. 테슬라의 모델 3는 미국 중고차 시장에서 지난 3월 최근 6개월간 가격이 가장 크게 떨어진 차종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미국 중고차 사이트 아이씨카스의 분석에 따르면 모델3 중고차의 지난달 평균 가격은 4만2337달러(약 5595만원)로 지난해 9월 이래 21.5% 하락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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