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방송 뷰] 유튜브서도 ‘음악 토크쇼’ 넘쳐나는데…30년 전통 잇는 ‘더 시즌즈’ 의미

장수정 2023. 5. 1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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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에 팔리는 음악이 아니라, 필요한 음악을 들려드리고자 한다."

KBS가 ‘더 시즌즈’ 시리즈를 통해 심야 음악 프로그램의 명맥을 잇고 있다. 시즌1에서는 래퍼 박재범을, 시즌2에서는 밴드 잔나비의 최정훈을 MC로 발탁하며 기존과는 다른 색깔의 음악 프로그램을 선보이고도 있다. 다만 색다른 시도에도 불구, 시청률은 여전히 1%대에서 벗어나지 못해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그러나 인기 가수들을 섭외해 화제성을 높이기보다는. 새로운 음악 또는 아티스트들을 발굴하며 이 시대에 필요한 음악을 들려주는 역할 통해 ,그럼에도 KBS의 심야 음악 프로그램이 계속돼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


ⓒKBS

KBS2 ‘더 시즌즈’가 새 시즌 방송을 앞두고 있다. 래퍼 박재범이 MC로 나선 ‘더 시즌즈-박재범의 드라이브’에 이어 최정훈이 진행하는 ‘최정훈의 밤의 공원’ 편이 오는 14일 오후 10시 55분 첫 방송된다.


‘더 시즌즈’는 앞서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MC 유희열의 표절 논란으로 폐지된 이후 새롭게 기획된 KBS의 심야 음악 프로그램이다. ‘연간 프로젝트’라는 새 방식을 도입해 변화를 줬다. 한 해 동안 총 네 개의 시즌으로 나눠, 각양각색 매력을 지닌 네 명의 MC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다. 최정훈이 박재범에 이어 ‘더 시즌즈’의 두 번째 주자가 됐다.


1992년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를 시작으로 ‘이문세쇼’, ‘이소라의 프러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등. 약 30년 동안 이어져 온 KBS 심야 음악 프로그램의 흐름을 이어나가는 동시에, 기존 음악 프로그램의 틀을 깨며 변화의 의지까지 보여주고 이는 것이다.


첫 주자였던 박재범이 어떤 출연자와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특유의 자유분방한 매력을 프로그램에 녹여냈고, 이에 기존의 음악 프로그램들과는 다른 결의 재미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특히 출연자들과 각종 댄스 챌린지를 소화하며 유튜브, SNS 등에서 영상을 남기며 프로그램의 변화를 실감케도 했다.


다만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성적’이었다. 1%대의 시청률과 저조한 화제성을 기록하며 이전 음악 프로그램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물을 받게 된 것이다. 물론 호평 속에 방송이 되며 젊은 층의 관심을 이끌며 나름의 의미를 남기기도 했다. 다만 그럼에도 이것이 수치로 이어지지 못한 것은 아쉬운 지점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KBS 음악 프로그램의 존재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TV 플랫폼이 아닌, 유튜브 등을 통해 원하는 무대만을 즐기는 지금의 시청 특성상, 진지한 이야기와 함께 긴 시간 여러 음악들을 들려주는 ‘더 시즌즈’의 문법이 다소 어울리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유튜브에서는 가수들이 직접 나서 동료들의 음악을 소개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음악 토크 콘텐츠가 각광을 받고 있다. 지코, 크러쉬, 방탄소년단 슈가, 조현아 등 톱 가수들까지 가세해 짧지만 임팩트 있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이렇듯 팬들의 취향을 파고드는 다양한 음악 콘텐츠들이 범람하는 현재, ‘더 시즌즈’의 진지함이 더욱 무겁게 다가오기도 한다.


‘더 시즌즈’의 제작진과 MC들 또한 이러한 흐름을 모르지는 않았다. 다만 ‘인기 있는’ 음악이 아닌, 다양한 음악, 또 이 시대에 필요한 음악을 들려주는 ‘더 시즌즈’의 가치를 강조하며 ‘그럼에도’ 이 프로그램이 계속돼야 하는 이유를 강조했다.


‘더 시즌즈’는 박석형 PD는 “지금 음악이라는 것은 하나의 취향이고, 취향이 다분화 돼 있다. 보편적인 음악 감상이라는 것이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 의미가 없는 말이 되기도 했다”고 음악 프로그램의 한계를 짚으면서 “그런데 음악을 찾아 듣지 않은 사람들에겐 일주일에 한 번 마음 편히 들려주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인 것 같다. 물론 음악을 잘 아시고 즐기시는 분들은 본인의 취향을 가지고 찾아 듣겠지만, 그렇지 못한 분들도 많다고 생각한다. 계층적으로 또 기술적으로 소외되신 분들도 있다. 그분들께 새롭고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는 기능을 한다고 여긴다. KBS 채널 특성상 이런 프로그램도 필요하다”라고 공영성을 강조했다.


‘인기 있는’ 음악이 아닌, 이 시대에 필요한 음악을 들려주는 것도 또 하나의 역할이었다. 이창수 PD는 “이 시대에 팔리는 음악이 아니라, 필요한 음악을 들려드리고자 한다. 차트에 오르고 인기가 많아지려면 짤을 만든다던지, 짧은 폼 안에서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는 행동들을 해야 인기가 많아지기도 한다. 그런데 진지하게 음악에 대해 길게 이야기할 수 있는 KBS 무대뿐이지 않을까. 이 시대에 필요한 음악을 무대에 올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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