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33라운드서 33년만의 3번째 우승 이끈 등번호 3번 김민재
"(한국 시각으로) 새벽 시간에 경기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멀리서 응원해주신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습니다. 직접 나폴리에 오신 팬들도 감사합니다."
나폴리가 33년 만에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괴물 수비수' 김민재가 한국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난 5일 33라운드 우디네세전에서 1-1로 비긴 나폴리(승점 80)는 2위 라치오(승점 64)에 승점 16 앞서 남은 5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올 시즌 팀의 부동의 주전 수비수로 활약한 김민재는 11일 대한축구협회 유튜브 채널을 통해 리그 우승 소감과 현지 분위기를 소개했다.
김민재는 "(우승을 확정하던 순간에는) 고생한 성과를 얻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감정을) 어떻게 소화해야 할지 몰랐다"면서 "팬들과 세리머니도 하고, 축하 파티도 하니 '진짜 우승했다'는 게 느껴졌다"고 우승 직후 벅찬 감정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그날 경기가 힘들었는데, 끝나고 운동장을 뛰어다니고, 소리를 지르고, 춤을 추다 보니 실감이 났다"고 덧붙였다.
김민재는 그라운드 밖에서도 우상과 같은 존재다. 가는 곳마다 나폴리 시민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는다. 김민재는 "식당에 가면 서비스를 많이 주거나, 계산서에 기존 가격 대신 (더 낮은) 다른 가격을 적어주신다"면서 "감사하다. 그래도 그냥 돈을 지불하고 먹으면 속이 편한데 오히려 불편하기도 한 것 같다"며 웃었다. 축구협회 유튜브 채널과 인터뷰를 가진 한 팬은 "나폴리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최고의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김민재를 치켜세웠다.
김민재는 숫자 '3'과의 인연도 공개했다. 등 번호 3을 달고 뛰는 김민재는 나폴리에서 '3'이라는 숫자가 갖는 의미 덕분에 이번 우승이 더 뜻깊다. 나폴리는 올 시즌 1989~90시즌 이후 '33년' 만에 통산 '3번째'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을 확정한 경기는 하필 '33라운드' 우디네세전(5일)이었다. 김민재는 "구단 우승 기념 티셔츠 뒷면에 '챔피언'과 숫자 '3'이 새겨져 있는데, 처음엔 내 등 번호로 착각했다. 통산 3번째 우승이라는 뜻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친형이 가족 단체 메신저에 '3'의 의미를 알려 나도 알게 됐다. 축구 인생에서 3이라는 의미가 커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표팀에선 등 번호 4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소속팀에서는 3번, 대표팀에서는 4번을 다는데, 이 번호도 상징성이 있다. 갑자기 대표팀 등 번호를 바꿔버리는 건 이미 유니폼을 사주신 분들을 생각해서라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번 나폴리 촬영은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제안하면서 진행됐다. 우승을 경험한 김민재를 직접 만나 격려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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