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소프트웨어에 中악성코드 침투가능성..."조사 착수"
미국 정부가 주요 기간시설에 사용되는 미 기업의 소프트웨어에 중국의 악성코드가 침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 관련 우려는 해당 기업이 중국에서 운영 중인 시설에서 불거진 것으로, 최근 미국이 자국 기업들의 중국 사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일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에너지부·국방부·법무부 등이 세계 최대의 산업기술·정보회사 중 한 곳인 자국 소프트웨어 기업 로크웰오토메이션(이하 로크웰)에 대해 올 초부터 공동으로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중북부 도시 밀워키에 본사를 둔 로크웰은 미 연방정부와 해군·해안경비대 등에 디지털 보안서비스를 제공하고, 전력망 등 주요 기간시설의 생산성 향상 자동화 소프트웨어를 납품하는 업체다. 이 회사는 중국 다롄에서 소프트웨어 에러 복구 작업 등을 하는 시설을 운영 중인데, 이곳에서 중국 현지직원들이 로크웰 총괄 네트워크에 접속할 방법을 알아냈다는 내부고발이 나왔다. 미 정부는 중국 측이 이를 통해 미국 주요 기간시설 시스템을 해킹하고 악성코드를 심을 수 있다고 보고 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조사 당국은 로크웰이 중국에 시설을 운영하는 일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아닌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로크웰이 중국에 시설을 설립한 건 1994년이지만, 최근 미 정부는 중국·러시아 등 사이버 공격을 주도하는 국가에서 미 기업이 사업을 할 시 현지 직원의 정보 접근권을 제한하는 등 관련 규정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미 정부가 최근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의 미국 진출을 제한하는 등 통신 안보 지침을 강화하고 있는 맥락에서 이번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별도로, 미 국토안보부는 지난 9일 세계 최대 태양광 패널 생산업체인 중국 기업 진코솔라의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주 사업장을 수색했다. 로이터통신은 "구체적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면서도 "지난해 진코솔라의 제품은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강제노동을 통해 생산된 것으로 밝혀져 '위구르 강제노동 금지법'에 따라 수개월간 압류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가 자국과 중국 기업을 가리지 않고 중국의 '불법 행위' 적발에 부쩍 눈에 불을 켠 모습이다.
美 진출 中기업 회계감사서 "용납할 수 없는 결함"
한편 이날 미국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회계법인 감독기관)는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회계 감사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수십 개 업체에서 용납할 수 없는 결함(unacceptable deficiencies)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에리카 윌리엄스 PCAOB 의장은 "결함이 너무 커서 이들 기업의 재무제표를 신뢰할 근거가 없다"며 이같이 알렸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감사 결과 발표로 투자자들 사이에선 중국 기업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중국 기업들이 고용한 회계법인들은 시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구체적인 기업명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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