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꿈' 노시환에게 수베로가 말했다 “김하성의 반 박자를 보라”

김식 2023. 5. 11.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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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가 맞붙은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경기를 앞두고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이 중심타자 노시환(23)과 한참 동안 그라운드에서 얘기했다. 일상적인 대화라고 하기엔 꽤 길고 진지했다.

수베로 감독은 이를 궁금해 하는 취재진에게 “노시환이 야구에 대해 질문했다. 꽤 디테일하게 물었다”며 “그는 선진 야구에 대한 갈망이 큰 선수다. 난 그가 잘 준비하도록 돕고 싶다”고 전했다.

노시환이 갈망하는 선진 야구는 미국 메이저리그(MLB)다. 밀워키 브루어스, LA 다저스 마이너리그 싱글 A팀 감독 등을 거친 수베로 감독은 미국 내 네트워크가 풍부하다. 그는 자신의 인맥을 통해 얻은 MLB 훈련법과 트렌드 등을 노시환에게 전한다고 소개했다. 이날 대화도 그 일환이었다.

지난 10일 삼성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린 한화 노시환. 사진=한화 제공


노시환은 신인 시절부터 선배나 코치에게 거침없이 질문했다. 그의 학구열은 감독을 마주할 때도 꺾이지 않는다. 이날 수베로 감독은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플레이를 강조했다고 한다. 그는 “김하성이 파드리스에 입단한 첫 시즌(2021년) 그의 수비는 반 박자 늦었다. (타구를 보고 떼는) 첫 발이 그랬다”라며 “그런데 김하성은 지난해 골드글러브 후보(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2위)가 됐다. 좋은 선수가 안주하지 않고 악착같이 노력했다는 걸 노시환에게 말해줬다”고 전했다. 이어 수베로 감독은 “노시환도 더 높은 레벨에 오르기 위해 갈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시환에게 MLB는 아직 구체화하지 않은 꿈이다. 프로 2년 차인 2020년부터 주전으로 뛰며 큰 기대를 받았으나 지난해까지 타율 3할이나 홈런 20개를 넘긴 적이 없다. 특히 지난해에는 115경기에서 타율 0,281, 홈런 6개에 그쳤다. 타구 속도 등 잠재력이 뛰어난 건 분명했으나, 기록은 KBO리그 톱클래스와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성장세가 무섭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맹타를 터뜨리더니 정규시즌에도 페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개막전 이후 타율이 3할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고, 장타도 폭발하기 시작했다. 지난 4일 서울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홈런 2개를 때린 데 이어 이날 삼성전에서도 상대로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삼성전에서 날린 홈런 2개는 기술적으로도 완성도가 높았다. 노시환은 4회 볼카운트 1볼-2스크라이크에서 몸쪽 높은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좌월 투런포를 터뜨렸다. 6회에는 2볼-2스트라이크에서 몸쪽 낮은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좌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까다로운 유인구를 통타했다. 지난해 115경기에서 때린 홈런 수를 올해 30경기 만에 달성했다. 10일 기준으로 홈런 공동 2위, 타율 3위(0.356).

그래도 노시환은 아직 만족하지 않는 것 같다. 그는 “감독님이 ‘너는 MLB에서 통할 수 있는 재능을 가졌다. 꿈을 크게 가지라’고 말해주셨다”며 “어릴 때부터 나도 최종적인 꿈은 MLB에서 뛰는 거였다. 그래도 아직은 한국에서 보여드릴 게 많다”고 말했다.

대전=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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