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세금에...1분기 나라살림 적자 54조원, 연간 전망치 근접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사진 기획재정부

세금 수입 부진 등에 따라 올해 1분기 나라살림 적자가 54조원까지 늘어났다. 정부가 예상한 올해 연간 적자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5월 재정 동향을 11일 발표했다. 올해 3월까지 정부의 총수입은 145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시점 대비 25조원 줄어든 규모다. 국세 수입이 87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조원 줄어든 영향이 크다.

정부에 따르면 부동산 거래 감소와 종합소득세 기저효과로 소득세가 7조1000억원 줄어든 가운데 법인세도 6조8000억원 감소했다. 세외수입도 7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조6000억원 줄었지만 기금수입이 2조6000억원 늘어 완충 역할을 했다.

1분기 정부의 총지출은 186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조7000억원 감소했다. 코로나19 이후 회복세에 접어들며 위기 대응 사업·소상공인 손실보상 등이 종료돼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다만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1분기 41조4000억원 적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조3000억원 증가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차감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54조원 적자였다. 정부가 제시한 올해 연간 관리재정수지 적자 전망치(58조2000억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4월~5월에도 법인세 부족 상황이 이어지는 만큼 올해 상반기 중엔 나라 살림 적자 폭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