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 평판손실시 증권사 영업기반 훼손 우려"
고객 훼손 이어지면 중장기 실적 저하 예상
[한국경제TV 송민화 기자]
SG증권발 종목 급락 사태로 주식시장에서 CFD와 관련한 손실 가능성이 증대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NICE신용평가(나신평)는 11일, 지난 달 24일 주식시장에서 삼천리 등 8개 종목의 주가가 단기간 내 급격히 하락하면서 해당 종목의 CFD 관련 손실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고 밝혔다.
CFD(Contract for Difference, 차액결제거래)는 주식 등 기초자산의 직접 보유 없이 가격 변동분에 대해서만 차액을 결제하는 장외파생계약으로, 증거금만 납부하면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신용융자와 경제적 실질이 유사하다.
다만, 증거금률이 40%로 낮아 레버리지가 높고 증권사 신용공여 한도 등의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주가 급락으로 CFD 관련 미수금이 발생한 증권사의 경우, 투자자들로부터의 구상권 청구 과정에서 손실 발생이 예상되는 등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나신평은 CFD 사태가 증권사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이로 인해 향후 관련 증권사의 고객이탈 및 실적저하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나타날 경우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나신평 측은 CFD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증권사 13개사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CFD 고객채권 미회수로 인한 실적저하 여부와 평판(Reputation) 하락에 따른 영업기반 훼손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나신평 측은 "이번 사태로 모니터링 대상 증권사가 직면하는 직접적 위험은 CFD 관련 고객채권 미회수로 인한 실적저하 가능성"이라면서 "CFD 사업구조 상 투자자가 손실정산을 회피함에 따른 미수채권 회수리스크는 일반적으로 국내 증권사가 부담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정확한 손실금액은 고객 회수율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나, 회수가 어려운 채권은 증권사의 대손 부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평판(Reputation) 하락에 따른 영업기반 훼손 가능성도 제기된다.
나신평 측은 "이번 사태가 관련 증권사 신뢰도에 영향을 미쳐 고객기반 훼손으로 이어지면 중장기적 실적 저하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CFD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는 리테일 고객기반에 바탕을 둔 위탁매매·자산관리 등이 수익구조의 큰 부분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모니터링 대상 증권사의 최근 3개년 평균 순영업수익 대비 수탁수수료 비중은 38.0%로 국내 증권사 평균(31.7%) 대비 높다"면서 "리테일 사업비중이 높을수록 고객기반은 경쟁지위를 결정하는 핵심요소로 작용하므로 향후 고객 이탈 여부 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나신평 측은 향후 신용평가 계획을 밝히면서 "신용등급 조정 여부를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근거는 CFD 사태로 인해 유의미한 실적저하가 나타나는 등 관련 증권사의 펀더멘털이 훼손되는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18년 발생한 삼성증권 배당사고 사례의 경우 이로 인해 주식시장에 큰 혼란이 발생했고, 신뢰도 저하를 이유로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이 삼성증권과의 직접 운용거래를 중단함에 따라 개인고객기반에도 부정적 영향이 예상됐던 점을 주목했다.
그러나 "이후 우려했던 고객이탈은 크지 않았고 리테일, 자산관리, 기업금융 등 전 부분에 걸쳐 우수한 실적이 유지됐다"면서 "유의미한 실적변화가 발견되지 않아 기존 신용등급 AA+/Stable을 유지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CFD 사태 역시 향후 관련 증권사에게 채무상환능력을 변화시킬 정도의 실적저하가 나타나는 등 펀더멘털이 훼손되는지 여부가 신용등급 조정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판단근거가 될 것이고 나신평 측은 밝혔다.
나신평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CFD 고객채권 미회수에 따른 손실규모가 증권사의 재무안정성을 심각하게 저해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 손실규모는 2023년 2분기 실적이 나오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금번 사태의 파급효과가 향후 고객이탈 등 영업기반 훼손으로 이어져 중장기적 채무상환능력에 중대한 변화가 나타났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증권사에 대해서는 신용등급 또는 등급전망에 반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나신평은 CFD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증권사도 주가가 급락한 8개 종목의 반대매매 과정에서 신용융자 관련 손실이 발생했을 수 있다면서 이에 대해서도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유의미한 실적저하가 나타나는지 여부를 면밀히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민화기자 mhs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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