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공사 전 단계 영상으로 기록…전자카드제 확대 적용"
"LH 시범사업 거쳐 내년 확대 검토"
월례비 수수 등 부당행위 제재 강화
불법하도급 처벌 법안 상반기 발의
건설현장에 타워크레인 작업을 실시간 기록·관리하는 장치가 도입되고, 건설공사 전 단계를 영상으로 남기는 것이 의무화된다. 또 표준임대차계약서를 통해 타워크레인 조종사가 주 52시간 근로시간을 준수토록 하고, 비용 부담 주체 등도 명확히 한다. 임금체불 방지 등을 위해 전자카드제, 대금지급시스템도 확대 적용한다.
국민의힘과 국토교통부는 11일 민·당·정 협의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 후속대책을 발표하며, 건설현장 정상화 5법을 신속히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범정부 합동단속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 과도한 월례비 수수 등 불법행위에 대한 실질적 제재 기반을 마련해 안전까지 잡는다는 방침이다.
당정은 우선 건설공사 전 단계에 대한 영상기록 의무화를 통해 원격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인·허가청, 발주자에 의한 상시 감리 효과를 노린 것이다. 스마트 작업기록장치를 도입해 타워크레인 작업도 실시간으로 기록·관리한다. 객관적 데이터에 기초한 안전운행 및 노무관리 여건 확보와 사고 발생 시 정확한 원인 분석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모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시범 사업을 거쳐 내년부터 확대 방안을 검토한다,
올 하반기 타워크레인에 특화된 표준임대차계약서 도입도 추진한다. 임대차계약 구조 개선으로 조종사의 근로 여건을 향상하고 합법적 보상 체계를 두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타워크레인 임대계약 주체(원청-임대사)와 작업지시 주체(하청)가 서로 달라 발생하는 조종사 추가 작업, 하청 추가 비용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이에 비용 부담 주체를 원청으로 일원화하고, 주체 간 작업지시 체계를 정립한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건설현장 여건에 부합하지 않는 외국인 근로자 채용 규제를 손본다. 현재 4년 10개월 근무 후 일단 출국하면, 재입국까지 6개월이 소요되는 것을 1개월로 단축한다. 불법 인력 고용 적발 시 고용 제한 처분범위는 전 사업장에서 당해 사업장으로 한정한다.
제재 강화와 관련해선 건설산업기본법, 건설기계관리법, 채용절차법 등을 개정한다. 신고 포상금을 도입하고, 공사 방해나 금품 요구·수수, 운송 거부 등에 대한 처벌 근거를 두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개정안은 이달 중 발의 예정이다.
불법하도급 방지 차원에서는 일부 현장에 도입 중인 전자카드제를 공공·민간공사 모두 확대 적용한다. 공공공사는 현재 50억원 이상에서 1억원 이상으로, 민간공사는 100억원 이상에서 50억원 이상으로 적용 범위를 늘린다. 공공공사에 의무화된 대금지급시스템은 내년 하반기부터 민간공사에도 단계적으로 의무화한다. 이 시스템을 도입한 사업장에는 하도급대금 지급보증료를 기존 30%에서 50%까지 감면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건설사-팀장, 건설사-팀원 간 정식 근로계약이 체결되도록 표준근로계약서도 도입한다. 그동안 건설사와 팀장 간 도급계약만 체결되고, 근로계약이 불분명한 팀원(건설 근로자)은 저임금, 임금 체불 등에 노출돼 왔다.
당정은 불법하도급 문제가 끊이지 않는 이유가 현행 처벌 수준보다 공사비 절감을 통한 기대이익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발주자·원청에 하도급 관리 의무를 부여하고, 불법하도급에 대한 처벌 수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관련 법안은 상반기 중 발의한다.
한편, 국토부는 검찰·경찰청과 타워크레인 조종사 성실의무 위반 여부 합동 점검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특별점검에서 적발된 부당행위 26건은 청문 등 자격정지 처분 절차에, 경미한 사안 등 18건은 경고 조치 절차에 착수했다. 오는 6월까지 채용 강요와 노사관계 불법행위를, 8월까지는 437개 불법하도급 의심 현장에 대한 집중 단속을 지속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일부 건설사들은 여전히 '수주만 하면 돈을 벌 수 있다', '공사는 돈에 맞춰 하면 된다'는 잘못된 인식과 관행에 젖어 있고, 건설노조는 건설사 불법 행위를 빌미로 부당금품 등을 수수해 왔다"며 "이번 민당정 회의를 계기로 건설현장의 법질서를 확립해 건설공사 현장의 부당 이득을 국민과 건설 근로자에게 되돌려 드리겠다"고 말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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