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1곳에 66억 지원…끝나도 끝나지 않은 팬데믹 [데스크 칼럼]

이성경 2023. 5. 1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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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부부가 미국 뉴욕에서 한식의 고급화를 표방하며 작은 레스토랑을 열었다.

미국 현지에서 파인다이닝으로 자리잡은 일식에 자극 받은 것인데, 식당 오픈 시점이 좋지 않았다.

그들은 코로나19 초기 절망적인 상황에서 미국 연방중소기업청(SBA)이 지원하는 식당구제기금(Restaurant Revitalization Fund, RRF)을 신청해 받았다.

납부한 세금으로 매출을 역산했으니 장사 잘 되고 세금 많이 낸 식당들이 지원금을 많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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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약 10만개 식당에 평균 3.7억원 지원
정부, 팬데믹 종식 선언…과잉 유동성 후유증

[한국경제TV 이성경 산업부장]
후배 부부가 미국 뉴욕에서 한식의 고급화를 표방하며 작은 레스토랑을 열었다. 미국 현지에서 파인다이닝으로 자리잡은 일식에 자극 받은 것인데, 식당 오픈 시점이 좋지 않았다. 2018년말 이었다.

식당 문을 연지 1년 만에 전염병이 돌았고 뉴욕은 봉쇄됐다. 뉴욕의 심각한 상황을 전해 듣던 터라 젊은 부부가 걱정됐다. 그리고 지난해 이맘 때 그들을 만나 지난 3년간의 우여곡절을 들었다.

그들은 코로나19 초기 절망적인 상황에서 미국 연방중소기업청(SBA)이 지원하는 식당구제기금(Restaurant Revitalization Fund, RRF)을 신청해 받았다. 그런데 지원금의 규모가 예상 보다 정말 컸다. 액수를 밝힐 수는 없지만 필자도 몇 차례 반문할 만큼 큰 돈이었다. 그들은 정부 지원금으로 배달메뉴를 개발해 팬데믹의 긴 터널을 지날 수 있었다.

후배 부부의 위기탈출에 '다행이다' 안도하면서도 한편으론 머리가 복잡했다.

우선 지원금 산정방식. 미 정부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매출에서 2020년 매출을 뺀 차액, 즉 코로나19로 줄어든 수익을 전액 보전해 줬다. 납부한 세금으로 매출을 역산했으니 장사 잘 되고 세금 많이 낸 식당들이 지원금을 많이 받았다.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운 미국식 합리주의다.

다음은 엄청난 지원금 규모. 미 연방중소기업청에 따르면 2021년 당시 10만 곳이 넘는 식당과 빵집, 푸드트럭 등이 평균 28만3천달러, 우리 돈으로 3억7천 만원 상당의 RRF 자금을 받았다. 뉴욕 맨해튼 소재 한인식당 중 최고 상한인 500만달러 (약 66억원)를 받은 곳도 4곳이나 나왔다.

바이든 행정부가 내놓은 1조9천억 달러 규모 초대형 경기부양법안 '미국구조계획(American Rescue Plan)'은 현장에서 이렇게 실행되고 있었다. 그리고 1년여 뒤, 미국 통화당국 연준은 물가급등의 주범인 유동성을 거둬들이기 위해 미친 듯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이후 벌어진 일은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전 세계를 패닉에 빠지게 한 미 연준의 금리인상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미국 만큼 금리를 올리기 어려운 대부분의 국가들은 자금유출과 통화가치 급락을 경험했다.

정부가 오늘(11일) 3년4개월만에 팬데믹 종식을 선언했다. 수많은 사상자와 죽음의 공포, 경제적 어려움, 흩어진 돈의 상처는 깊고도 길게 남을 것이다.


이성경산업부장 skle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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