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검색에 AI 합친 구글, 180개국에 공개 “지금은 AI 변곡점” | I/O2023 현장

김인경 2023. 5. 1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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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열린 I/O 2023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마운틴뷰=김인경 기자

구글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검색엔진부터 이메일·클라우드·문서 등 구글 서비스 전반에 도입한다. 또 대화형 AI ‘바드’를 전 세계 180개국에 공개했다. 바드에는 코딩도 가능하고, 수학문제도 풀 수 있는 새로운 대형 언어모델(LLM)이 적용됐다.

10일(현지시간)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쇼어라인 앰피시어터에서 열린 I/O 2023 기조연설에서 이같은 계획을 대거 공개했다. 피차이 CEO는 “AI는 거대한 기술적 전환”이라며 “그렇기에 AI를 가능한 한 모두에게 도움이 되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I/O는 2008년부터 시작된 구글의 연례 개발자 회의로, 구글이 개발 중인 제품·서비스와 미래 기술을 공개하는 무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진행됐다. 올해 I/O 오프라인 행사에는 약 2000명이 참석했다. 온라인으로는 191개국 24만3000명이 참가 신청했다.

마마운틴뷰=김인경 기자

한국말 배운 바드, 생성AI 품은 검색


이날 구글은 검색 엔진에 생성AI를 결합한 ‘SGE(Search Generative Experience·생성형 검색 경험)’를 공개했다. 이전까지 ‘MAGI(매자이)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던 SGE는 한마디로 자연어 질문이 가능한 구글 검색이다. 예를 들어 ‘3살 미만 아이와 반려견이 있는 가족에겐 어떤 여행지가 적합할까’라고 검색하면, 질문에 필요한 답을 콕 집어 정리해주고 확인할 수 있는 링크도 띄워주는 식. 필요한 물건을 검색할 때도 구매 전 알아야 할 사항을 요약해주는 동시에 후기나 별점 등을 찾아 정리해준다. 후속 질문도 가능하다. 구글은 일종의 테스트 베드인 ‘서치랩스(Search Labs)’를 통해 대기 명단에 등록한 미국 내 이용자들에게 순차적으로 이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구글은 대화형 AI 바드의 진입장벽도 허물었다. 지난 3월 21일 나온 ‘구글판 챗GPT’ 바드는 그동안 영문으로만 제공됐고, 대기 목록에 이름을 올린 사용자들만 순차적으로 써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부터는 대기 목록이 사라지고, 전 세계 180개국에서 바드를 바로 쓸 수 있다. 특히 한국·일본에선 각각 한국어와 일본어로 바드가 지원된다. 구글 관계자는 영어 다음 기본 언어로 한국어·일본어를 택한 이유에 대해 “이용자들의 활발한 피드백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했다”며 “40개 언어를 순차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이날부터 바드가 한국어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마운틴뷰=김인경 기자

또 구글은 바드가 텍스트를 넘어 이미지로도 소통할 수 있도록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가령, 사용자가 바드에서 ‘서울에서 여행 갈 만한 곳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하면 답변에 여행지 사진도 직접 제시하도록 한다는 것. 구글은 어도비의 이미지 생성 AI인 파이어플라이(FireFly)를 바드에 통합해, 각종 이미지 생성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이날 구글은 오픈AI의 ‘챗GPT 플러그인’과 유사한 서비스도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오픈AI가 지난 3월 공개한 챗GPT 플러그인은 이용자를 대신해 챗 GPT가 비행기 예약이나 배달 등의 특정 기능을 실행할 수 있는, 일종의 확장 프로그램이다. 오픈AI는 플러그인을 통해 생성AI 생태계를 오픈AI 중심으로 확장하려 한다. 시시 샤오 구글 바드 부사장은 “바드를 인스타카트(식품배송), 울프럼알파(계산) 등 외부 서비스에 연결하기 위해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다”며 “웹상의 많은 서비스와 구글의 도구를 결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직접 체험해본 한국어 버전의 바드는 아직까지 실수가 많았다. 답변도 곧잘 하고, 한국에 대한 정보도 구글 검색을 바탕으로 실시간으로 제공하지만 ‘넌 어떤 언어를 할 줄 아느냐’는 질문에 “256개 언어가 가능하다”고 답했다가 “사실은 아니다”라고 번복했다. 한국어를 영어로 번역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 바로 답을 내놓지 못하기도 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쇼어라인 엠피씨어터에서 열린 구글 I/O 2023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험실용’ 검색엔진 SGE와 바드 등에는 새로운 LLM인 팜2(PaLM2)가 적용됐다. 지난해 4월 구글이 처음 선보인 팜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100개 이상의 언어, 20개 이상 프로그래밍 언어를 학습해 작문 외에도 수학 연산과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 코딩, 상식 추론 등 수학·과학에 강한 게 특징이다. 구글은 팜2를 25개에 달하는 각종 제품에 도입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구글포토에 생성 AI를 결합해, 사진 속 불필요한 부분을 지우고 피사체를 옮기는 등 수정 작업을 복잡한 포토샵 없이도 쉽게 할 수 있다는 의미. 구글은 팜2에 이어 차세대 AI 제미니(Gemini)도 준비 중이다. 제미니는 텍스트·이미지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멀티모달(MultiModal)에 특화돼 있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 중이다.

구글은 AI의 위·변조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워터마킹 등 합성 이미지를 식별할 도구들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피차이 CEO는 “‘AI 퍼스트’를 내건 지 7년 만에 흥미진진한 변곡점에 와 있다. 생성 AI와 함께, 구글은 (구글의) 모든 제품을 재구상하고 있다”면서도 “혁신에 대해 책임감 있게 접근하겠다. 품질에 대한 높은 기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게 중요한 이유


구글은 전 세계 검색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검색 공룡이지만, 스타트업 오픈AI가 지난해 말 챗GPT를 대중에 공개하면서 위기에 처했다. 특히 지난 2월 오픈AI 투자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 검색엔진 빙(Bing)에 GPT 기술을 결합하면서, 구글이 MS에 기술 주도권을 내주게 될 거란 우려가 커졌다. 지난 3월 ‘구글판 챗GPT’인 바드를 공개했지만, 오답을 내놓으면서 알파벳 주가는 7.7% 떨어지는 굴욕을 맛보기도. 반면 지난 2월 검색엔진에 챗봇을 탑재한 빙은 한 달 만에 일일방문자수(DAU)가 1억명을 돌파했다. 기싸움에서 밀렸던 구글에게, 이번 I/O는 AI 기술력 증명의 시험대다.

마운틴뷰=김인경 기자 kim.ink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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