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이강인 국내 맞대결 '불투명'…풀어야 할 매듭 적지 않다

김명석 2023. 5. 1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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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마요르카, 6월 국내 친선경기 추진
축구협회 승인 이전에 연맹 동의부터 필요
연맹 "K리그 일정 겹쳐 동의 어렵다" 고수
주최 측은 작년 사례 들며 "자가당착" 반발
연맹 동의 하더라도 개최 능력 등 시험대
나폴리 김민재. 사진=게티이미지
마요르카 이강인. 사진=게티이미지

나폴리(이탈리아)와 마요르카(스페인)의 국내 맞대결이 추진되고 있지만, 성사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대한축구협회(KFA)가 두 팀의 맞대결을 승인하기에 앞서 프로축구연맹의 동의가 필요한데, 연맹이 K리그 일정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맹 관계자는 10일 본지와 통화에서 “나폴리와 마요르카의 경기가 추진되고 있는 6월 10일은 K리그1과 K리그2 3경기씩 총 6경기가 예정돼 있다”며 “이 시기에 해외팀 초청 경기가 열리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 해외팀 초청 경기로 인해 K리그 주목도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시기가 부적절하다는 게 연맹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번 친선경기를 추진 중인 컨소시엄 측에 따르면 6월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 1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두 차례 친선경기를 추진하고 있다. 나폴리의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이끈 김민재(27), 마요르카의 핵심 선수로 활약한 이강인(22)의 맞대결이 국내에서 두 차례 펼쳐진다는 점에서 팬들의 관심도 크다.

다만 6월 10일에는 대구·울산·대전 등 전국에서 K리그 1·2 6경기가 이미 예정된 상태다. K리그 경기 일정이 있는 상황에서 두 해외팀의 친선경기 개최에 동의하는 건 K리그 구단이나 선수들, 팬들을 위해서라도 어렵다는 게 연맹이 고수하는 입장이다.

해외 팀의 친선경기를 최종 승인하는 건 KFA지만, 규정에 따라 연맹의 동의가 필요하다. KFA가 컨소시엄 측으로부터 신청 서류를 접수받고도 연맹의 동의서 등 ‘서류 불충분’을 이유로 일주일간 유예기간을 둔 이유다. 컨소시엄 측으로부터 직접 연맹의 동의를 받아오라는 것이다.

지난해 6월 16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 세비야 FC의 친선 경기. 토트넘 손흥민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컨소시엄 측은 선결 조건인 연맹의 동의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토트넘-세비야전이 K리그1과 같은 날 열렸던 전례가 있는 만큼, 연맹도 거부할 근거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컨소시엄 측 관계자는 “이미 작년 토트넘-세비야전도 K리그 6경기가 열린 날 개최됐다. 그런데도 올해는 K리그 일정과 겹친다는 이유로 승인을 안 해주면 자가당착에 빠지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연맹은 “지난해 토트넘-세비야전과 같은 날 열렸던 K리그 경기들은 원래 다음날 열릴 예정이었지만, 국가대표팀의 동아시안컵 소집 일정을 고려해 이사회를 거쳐 하루 앞당긴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난해 같은 날 경기가 열린 건 불가피한 일이었을 뿐, 올해와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K리그 일정이 버젓이 있는데도 해외팀의 친선경기를 추진하는 건 K리그를 무시하는 처사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구단 관계자는 “K리그 경기가 있는 날, 특히 홈팀들은 그날 가장 주목받고 싶은 게 사실이다. 이미 일정이 있는데도 해외팀의 경기를 추진하려는 건 분명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KFA는 우선 상황을 주시하면서 신중하게 승인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팬들의 관심도가 큰 사안인 만큼 필요하면 연맹의 동의 과정에 협의나 중재에 나설 수도 있지만, 조건이 충족되더라도 주최측의 개최 능력 등을 면밀하게 살핀 뒤 승인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연맹이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만일 연맹이 양보하더라도, 풀어야 할 매듭이 또 남는 셈이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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