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금리 동결 심리 부채질한 '월가 비공식 대변인' [신인규의 글로벌마켓 A/S]

신인규 기자 2023. 5. 11.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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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신인규 기자]
<앵커> 오늘 미국 시장에는 두 가지 중요한 이슈가 있었습니다. 먼저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CPI부터 살펴보죠. 예상보다는 괜찮게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미국의 4월 CPI는 전달보다 0.4% 상승했습니다. 월가 추정치와 비교하면 거의 부합하거나 약간 낮은 수준입니다. 전년비로는 4.9% 올랐는데,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걱정보다는 안도할 부분이 많습니다. 인플레이션 자체는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보다 높긴 하지만, 하나하나 살펴보면 이번에 물가 상승률인 품목들은 앞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목되는 것들입니다. 에너지 가격은 떨어지고 있고요. 한 달 새 4.4% 오른 중고차 가격은 점차 경기 둔화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선행지표인 중고차 경매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요. 주거비는 0.4% 올랐지만 연준은 이 집값이라는 게 시차가 있으니 하반기에는 내려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는 것도 참고하셔야겠습니다.

<앵커> 약간이지만 기대보다 낮아진 인플레이션, 월가에선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노동쪽 분석을 주로 해온 집크루터의 줄리아 폴락 이코노미스트는 "CPI의 전년비 데이터는 4.9%지만 최근 3개월 연율로 환산하면 3.2%에 불과하다"며 "수 십만 개의 일자리 증가와 기록적으로 낮은 실업률에도 인플레이션은 완만하게 하락하고 있다"고 봤고요.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임금과 물가 추세 모두 4% 아래의 인플레이션을 시사하고 있다"며 "그러나 추가 노동시장 냉각이 없다면 물가 상승률이 3%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믿을 만한 근거는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예상보다 느리지만 물가가 완만하게 꺾이고 있다'라는 것이 월가의 중론으로 보이는데요. 그런데 미국 현지 시간 오후 2시 경부터 주식 시장은 갑자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시장에 기사 하나가 나왔는데, '월가의 비공식 대변인'이라고 불리는 닉 티미라오스의 기사였습니다. 기사 제목은 '왜 4월 인플레이션 지표가 연준의 금리 동결 계획에 힘을 실어주는가'였습니다. 다음달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거죠. 4월 인플레이션 수치를 보면 가격 압력이 나빠지지 않았고, 임대료는 곧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겁니다. 기사에서 티미라오스는 연준이 '여름 휴가를 보낼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6월과 7월까지는 연준이 그동안 누적된 긴축 효과를 확인하면서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논지였습니다.

<앵커> CPI와 함께 월가에서 점점 더 주목하는 부분이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이 잘 되어갈까인데, 오늘 바이든 대통령 뉴욕 연설 직접 가서 취재했죠. 어떤 분위기였습니까.

<기자> 뉴욕주의 웨스트체스트커뮤니티칼리지에서 현지 시간 오후 1시 30분부터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이 있었습니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모인 자리였음을 감안하더라도 바이든 대통령의 단어 선정이 공격적이었습니다. 공화당이 경제를 '인질'로 잡고 있다는 표현이 이번 연설에서 나왔습니다. 정치적 게임을 끝내야 한다고도 했고요. 공화당이 부채한도를 높이는 데 동의해주지 않으면 8백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사회 보험이 중지되고, 물가 안정도 불가하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어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입장 차만을 확인한 가운데 대통령이 여전히 예산 삭감 없는 부채 한도 증액, '클린 빌'을 타협 없이 관철시키겠다는 뜻을 재차 확인한 겁니다. 반면에 공화당은 예산 삭감 없이는 부채 한도 상한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고요.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2차 회동이 불과 이틀 뒤인 금요일로 잡혔지만, 그동안에 서로의 입장차가 변하기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신인규 기자 ikshi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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