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센터의 포스트플레이' 제코, 여전한 클래스 입증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에딘 제코는 37세 노장이지만 체력을 회복할 기간만 주어진다면 여전히 막강한 공격수다. 특히 농구계에서 맹활약 중인 동유럽 출신 기교파 센터처럼 몸을 잘 쓰는 기술이 제코만의 무기인데, 가장 중요한 시점에 자신의 장점을 보여줬다.
1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 시로에서 2022-2023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4강 1차전을 치른 인테르가 AC밀란에 2-0 승리를 거두며 결승행에 성큼 다가섰다. 2차전은 17일 열린다. 같은 홈 구장을 공유하는 두 팀의 라이벌전이었다.
시즌 막판 승부처를 앞두고 인테르 공격수들의 컨디션이 일제히 향상됐는데, 제코는 그 중 가장 마지막으로 득점 감각을 되찾은 선수였다. 밀란전 직전 경기였던 엘라스베로나 원정에서 6-0 대승을 거둘 때 두 달 만에 풀타임을 소화했는데, 이날 2골을 넣었다. 석달 반을 기다려 나온 제코의 골이었다. 인차기 감독은 이날 동시 멀티골을 넣으며 좋은 합을 보여준 제코, 라우타로 마르티네스 투톱을 밀란전에도 가동하기로 했다.
제코는 체력이 떨어지면 경기력 전반에 티가 많이 나는 선수인데, 시즌 중반 덜 뛰면서 체력을 회복한 듯 밀란전에서는 몸놀림이 한결 가벼웠다. 제코는 거구를 현명하게 활용할 줄 알고, 위치 선정이 현명하며, 공을 잡았을 때 기본기 위주로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는 공격수다. 에너지 넘치는 라우타로와 합이 좋다.
특히 상대 선수와 몸싸움을 하면서 유연하게 자기 할 일을 다 하는 것이 제코의 특기인데 이 능력이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반 8분 코너킥 상황에서 다비데 칼라브리아가 있는 힘껏 밀어 봤지만 제코는 반칙이 안 될 정도로 팔을 쓰면서 상대의 무게중심을 무너뜨리고, 치열한 몸싸움 와중에도 왼발을 들어 인사이드 발리슛을 넣었다. 마치 농구계에서 니콜라 요키치가 대표하는 동유럽 출신 기교파 센터를 보는 듯한 제코 특유의 동작이었다.
제코는 골을 비롯해 위협적인 문전 침투 타이밍을 통해 슛 3회(경기 최다) 중 유효슛 2회를 기록했고, 키 패스 1회, 드리블 성공 1회를 기록했다. 특히 공중볼 경합에서 6회 중 5회 승리를 기록하면서 밀란의 중원을 무시하고 곧장 전방으로 공을 전달할 수 있게 했다.
제코에게 가장 큰 척은 체력 저하다. 한 시즌 안에서 준비가 잘 된 경기는 여전히 최고 수준의 기량을 보여주다가도, 힘이 빠진 경기에서는 무엇보다 결정력이 심각하게 떨어져 동료들의 노고를 허사로 만들곤 했다. 이번 시즌은 공격수 4명이 로테이션 시스템으로 기용되고 있으며, 한동안 주전 자리에서 밀려 있던 제코가 체력을 보충하고 가장 중요한 시점에 돌아왔기 때문에 시즌이 끝날 때까지 맹활약을 기대할 만하다.
기용 패턴과 이번 경기 맹활약을 통해 볼 때 4강 2차전도 제코가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1차전에서 제코가 70분을 소화한 뒤 로멜루 루카쿠와 교체됐다. 두 경기 사이에 낀 14일 이탈리아 세리에A 사수올로전을 루카쿠가 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제코는 밀란 킬러의 면모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시즌 두 팀의 맞대결은 세리에A, 수페르코파 이탈리아나, UCL을 거치며 벌써 4번째 열렸다. 그 중 제코가 3경기에서 각각 1골씩 기록했다.
제코의 유럽대항전 토너먼트 맹활약은 익숙한 일이다. 특히 2017-2018 UCL 8강전에서 AS로마 소속으로 바르셀로나를 꺾었던 대역전승이 유명한데, 당시 제코가 1, 2차전 모두 한 골씩 넣으며 승리의 주역으로 맹활약했다. 당시에도 상대 센터백 제라르 피케를 몸으로 슬쩍 밀면서 절묘하게 돌아서는 동작이 마치 농구의 피벗을 보는 듯 했다. 2020-2021 UEFA 유로파리그 4강에서 로마 소속으로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 1, 2차전 모두 한 골씩 넣었지만 팀은 1승 1패로 탈락한 적도 있다. 그때는 모두 4강 진출에 그쳤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이번엔 자신의 힘으로 팀을 결승에 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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