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7억 어디서"…아파트로 옮겨붙은 역전세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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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빌라·오피스텔 등 비(非) 아파트를 덮친 역전세난이 하반기 아파트로 대거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셋값이 2021년 말 고점을 찍은 만큼 계약 만기가 도래하는 올해 말 보증금 미반환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지금은 빌라 역전세가 문제인데, 아파트 시장에서도 역전세가 세질 것"이라며 "지난해 말 전셋값이 고점 찍었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올해 말이 역전세 피크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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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목동 등 최고가 대비 5억 이상 하락
전문가 "하반기 역전세난 피크 예상"
서울 빌라·오피스텔 등 비(非) 아파트를 덮친 역전세난이 하반기 아파트로 대거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셋값이 2021년 말 고점을 찍은 만큼 계약 만기가 도래하는 올해 말 보증금 미반환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서울 전역에서는 2년 전 전셋값보다 5억원 이상 하락한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반포 아리팍 국민평형 전셋값 23억원→15억5000만원 '뚝'
11일 아시아경제가 5월 서울 주요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2021~2022년 경신된 최고가격과 많게는 7억원 이상 차이 나는 계약이 나오고 있다.
우선 강남3구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 84㎡(전용면적)는 지난 1일 12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서를 썼다. 2021년 9월 경신된 최고가 18억5000만원 대비 6억원 낮은 가격이다. 금리 인상으로 전세 기피가 심화한 상황에서, 인근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입주로 세입자를 못 구한 집주인이 전셋값을 내린 결과다.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 84㎡ 역시 같은 날 9억8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는데, 2021년 10월 14억8000만원과 비교하면 값이 5억원 떨어졌다.
이외에도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84㎡는 지난 8일 15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갱신했다. 지난해 5월 23억원 대비 7억5000만원 하락한 가격이다.
강남3구 외에 서울 전역에서 역전세난 조짐…목동도 예외 없어
통상 시장에서는 전세가격이 떨어져 보증금 반환이 어려운 상황을 ‘역전세’라고 부르는데, 이 같은 역전세 조짐은 강남3구 외에도 서울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114㎡는 지난 1일 12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서를 썼다. 지난해 6월 20억원과 비교하면 7억5000만원 깎인 값이다.
종로구 평동 경희궁자이 3단지 84㎡ 역시 같은 날 9억원에 거래됐는데, 2021년 10월 14억원과 비교하면 5억원이나 차이 난다.
학군지로 전세 선호가 높은 양천구 목동도 마찬가지다. 지난 9일 신시가지7단지는 9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2021년 12월 경신한 최고가 14억원에서 4억5000만원이나 못 미치는 가격이다. 목동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그나마 세입자라도 구하면 다행인데, 계약 만료된 지 석달 넘게 세입자를 못 구해 전세퇴거자금 대출이자만 몇백씩 내는 집주인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 "아파트 역전세 피크는 올해 말…DSR 조정해 집주인 퇴로 열어줘야"
더 큰 문제는 ‘아파트 역전세 피크’가 아직 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보증금 미반환 사례가 대거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지금은 빌라 역전세가 문제인데, 아파트 시장에서도 역전세가 세질 것"이라며 "지난해 말 전셋값이 고점 찍었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올해 말이 역전세 피크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 역시 "2021년 전세가격이 고점을 찍은 지역이 많은데 고금리 충격으로 전세가격이 떨어지며 이제는 집주인이 을이 됐다"면서 "역전세난은 올해 부동산 시장의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역전세난 피크가 도래하기 전 전세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 집주인에게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DSR이 40%로 제한되면서 임대사업자는 규제에 막혀 보증금 반환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며 "유동성이 막혀 보증금을 내어줄 수 없는 이들을 위해 비율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전세 제도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채 대표는 "민간 제도인 전세를 정부가 보증까지 하면서 촉진할 것은 아니다"면서 "전세보증보험의 한도를 극단적으로 낮춰서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소멸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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