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尹취임 1년…與 지도부 7번 만날 때, 野 회동은 전무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인 10일 김기현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오찬 회동을 가졌다. 취임 후 1년간 여당 지도부와 가진 7번째 공식 회동이다.
국정 2년 차의 새로운 다짐을 공유한 이 날처럼, 윤 대통령은 지난 1년간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여당 지도부와 수시로 머리를 맞대곤 했다.
취임 후 꼭 한 달만인 지난해 6월 10일 이준석 지도부를 대통령실 청사로 초청해 한식 오찬 회동을 한 게 처음이다. 당시 윤 대통령은 “친정 식구를 만나는 것 같다”며 “오늘이 대통령 취임 한 달 이자, 이 대표 취임 1주년을 맞는 날이라 더 뜻깊은 자리”라고 말했다.
이후 ‘이준석 사태’로 국민의힘 지도부가 혼란기를 겪으며 만남이 잠시 주춤했지만 이내 활발한 교류가 시작됐다.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정진석 비상대책위 지도부와는 지난해 11월 25일 한남동 관저에서 만찬을 가졌다. 상견례 성격인 동시에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의 회담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 순방을 다녀온 직후에도 성과 공유 차원에서 정진석 비대위 지도부를 대통령실로 초청해 오찬을 했다.
3ㆍ8 전당대회로 김기현 대표 등 친윤계 지도부가 출범하자 교류는 더 잦아졌다. 전당대회 닷새만인 3월 13일 김기현 대표와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전원 및 이철규 사무총장 등을 대통령실 청사로 불러 만찬을 했다. 지난달 방미를 앞두고도 김기현 지도부와 대통령실 청사에서 만찬을 가졌고, 방미 후인 지난 2일에도 김기현 지도부를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 정원 파인그라스로 불러 저녁을 먹었다.
지도부만을 대상으로 한 공식 회동 외에도 윤 대통령은 수시로 국민의힘 인사들과 교류했다. 지난 전당대회에 참석한 건 현직 대통령으로선 7년 만에 있는 일이었고, 지난해 10월엔 여당 의원 연찬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원외 당협위원장과 오찬을 하거나 당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 특위 소속 의원과 점심을 먹은 적도 있다. 의원들과의 부부동반 만찬 등 비공개 모임까지 하면 교류 횟수는 훨씬 늘어난다.
하지만 여당에 쏟는 관심과 달리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공식 회동은 1년째 한 번도 없었다. 대선 경쟁자였던 이재명 대표는 지난해 8ㆍ28 전당대회에서 당선하자마자 취임 일성으로 대통령과의 회동을 제안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노태우 정부 이래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회동까지 걸린 최장기 기록도 이미 갈아치웠다. 종전 최장 기록은 문재인 정부 때였는데, 취임 후 338일 만에 홍준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를 만났다.
민주당은 “협치를 복원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지난 9일 국민의힘 친윤계 모임인 ‘국민 공감’ 초청 강연에서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형사 피의자라도 만났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대통령실이 먼저 회동을 제안한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도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먼저 만나는 게 정치복원의 출발”이란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그런 와중 이 대표는 10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홍준표 대구시장을 만났다. 각각의 면담에서 문 전 대통령은 “대화는 정치인에게 일종의 의무와 같은 것”이라며 윤 대통령을 겨냥한 듯 했고, 홍 시장은 “우리 대표(김기현)는 옹졸하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선 “정치가 반목으로만 나아가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집 100m앞 골목길서 아빠 차에 치인 6살 아들…결국 숨졌다 | 중앙일보
- 간세포암 치료 물질 찾았다, 30일 만에 일어난 ‘AI 혁명’ | 중앙일보
- 자녀 5명인데 내연녀 자식 키우라는 남편, 폭력까지 휘둘렀다 | 중앙일보
- 동생 죽인 매부 재판, 유족엔 알리지도 않았다…팔짱낀 법원 [두번째 고통②] | 중앙일보
- 택시비 포항→대전 28만원 먹튀…두 여성이 기사에게 쓴 수법 | 중앙일보
- '소주한잔'도 안 판다…세븐일레븐, 결국 임창정 손절 수순 | 중앙일보
- "지금 사법부는 중병 걸렸다" 법관대표회의 의장 쓴소리 [박성우의 사이드바] | 중앙일보
- [단독] 정부, 후쿠시마 '오염수→처리수' 용어 변경 검토 착수 | 중앙일보
- [단독] '北어선 무덤' 수십척…죽음의 조업 내몬 김정은 민낯 | 중앙일보
- 커피 뿌린 흡연남들, 자영업자였다…"손에 걸려서" 결국 사과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