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윤 정부 출범 1주년에 양산행…문 전 대통령 “대화는 정치인 의무”
문재인 전 대통령이 10일 경남 양산을 방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대화는 정치인에게 있어 의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년간 제 1 야당 대표인 이 대표와 한 번도 만나지 않은 걸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양산 사저에서 이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 비공개 차담을 하면서 “민주당이 더 단합하고 통합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대화라는 건 정치인에게 있어 일종의 의무와도 같은 것이다. 대화가 없으면 정치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차담에 앞서 문 전 대통령은 평산책방을 찾은 이 대표를 두 팔로 안아 맞이했고, 이 대표는 “책방이 잘 돼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답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 박광온 원내대표와 나란히 앞치마를 매고 책방 카운터에 서기도 했다. 이 대표가 “책방 주인이 특별히 추천할 만한 게 있으실까요”라고 묻자, 문 전 대통령은 『기술의 충돌』 『같이 가면 길이 된다』 『한국과학 문명사』 『아버지의 해방일지』 등 네 권을 들어 보였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의 추천서를 모두 구매했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 예방에 앞서 대구시청을 방문해 홍준표 대구시장과도 만났다. 이 대표는 홍 시장에게 “정치가 정쟁을 넘어 전쟁 단계로 진입하는 것 같다. 너무 거칠다”고 했다. 홍 시장은 이에 “윤석열 정권에서는 대부분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이 대통령실에 있다”며 “어차피 정부는 정치에 노련하지 않으니 민주당이 대화와 타협으로 국회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답했다.
이 대표가 “국민의힘 원로이니 중앙당에도 그런 말을 해 달라”고 즉석 요청하자 홍 시장은 “이야기는 하는데, 당 대표(김기현)가 좀 옹졸해서 말을 잘 안 듣는다”고 했다. 김 대표가 자신을 상임고문에서 해촉한 걸 언급하면서다. 홍 시장은 “민주당은 문제 되는 사람이 즉각 탈당해 당에 부담을 덜어내는데, 우리 당은 애들이 욕심만 가득 차 있다”며 “당에 대한 헌신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대구·양산=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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