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세 괴물 김강민은 아직 살아있다
41세 괴물은 아직 살아 있다. 휴식을 갖고 돌아온 김강민(41·SSG 랜더스)이 2경기 만에 시원한 홈런포를 터트렸다.
김강민은 10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 6회 최항의 대타로 타석에 섰다. 김강민은 좌완 최지민을 상대로 총알같은 타구를 때렸고, 2루주자 박성한 쪽으로 날아갔다. 박성한이 잘 피하면서 중전 안타가 됐다. 8회엔 더 강한 타구를 날렸다. 2볼 2스트라이크에서 장현식의 하이패스트볼을 후려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시즌 2호 홈런. 2타수 2안타를 기록한 추신수의 시즌 타율은 0.370(27타수 10안타)로 올라갔다.
오승환, 추신수와 함께 KBO 최고령 선수인 김강민은 지난달 28일 허리 통증 탓에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김원형 감독은 베테랑 김강민이 충분히 쉰 뒤 돌아오게 했고, 지난 9일 1군에 등록했다. 외국인선수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손 부상을 당하면서 김강민은 곧바로 선발 출전했다. 4타수 1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한 김강민은 이틀날 멀티히트와 홈런까지 터트렸다. SSG도 5-3 승리를 거두고 1위를 지켰다.
김강민은 "기분 좋다. (주루 실수 등이 많이 나와)팀 경기력이 좋지 않았고, 진다면 연패로 이어질 것 같았다. 이기고 나면 모든 게 사라지니까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리 상태는 85%다. 타격 연습은 뒤에 좀 했는데, 2군 경기를 못 뛰었다. 11일 만에 어제 경기에서 첫 타석에 섰다. 부침도 있었고, 말도 안 되는 스윙도 했다. 다행히 빨리 첫 안타가 나와 안정을 찾았다"고 했다.
홈런에 대해선 "장현식 선수 차트를 봤는데 하이 패스트볼이 많았다. 이진영 코치와 이야기하면서 '높은 공을 쳐볼까'란 생각을 했다. 2아웃이라 장타를 쳐야 득점확률이 높기 때문에 그 코스를 정확하게 잘 친다면 장타가 나올 수 있으니까 포커스를 맞췄다"고 했다. 이어 "홈런이 될 지는 몰랐다. 좀 더 낮은 공이 좋은 타구가 나왔을텐데, 어디 맞혔는지도 정확히 모르겠다. 정상적인 스윙은 아니고, 나도 모르게 나왔다. 야구 하다 보면 한 시즌에 한 두 번 그런 게 나온다"고 했다.
2001년 프로 데뷔한 김강민은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부터 팀을 지켜온 주축이다. 나이가 들었지만 강한 어깨는 여전하고, 수비력도 탁월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선 역대 최고령 홈런을 터트리며 MVP까지 거머지웠다. 올 시즌 초반엔 벤치에서 기다렸지만, 주전 중견수 최지훈와 4번 에레디아가 빠진 상황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김강민은 "감독, 코치, 트레이닝 코치님들이 챙겨준다. 자주 아프다고 하는 '요주의 인물'이다"라며 "이번에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몸이 좋아졌다. 그 전엔 9이닝 뛰는 게 힘들었다. 쉬고 나니 정상적인 컨디션이 됐다"고 했다. 교체로 들어가도 제 몫을 하는 김강민은 "어찌 보면 경험이 내게 제일 큰 무기다. (교체로 들어가도)경험으로 해결하고 있다. 감독님이나 코치님도 더 긴박한 상황에 내시려고 해서 힘들다. 오늘도 최준우 타석 때 준비하다 뒤로 밀렸다"고 웃었다.
광주=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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