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관광객 매너없어"…日'슬램덩크' 촬영지 주민 불만

"쓰레기 투기·노상방뇨" 관광객 몸살

코로나19 대유행이 완화되면서 일본을 찾는 여행객이 증가하자 자국민이 관광 공해로 몸살을 앓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일본 3대 시사주간지 슈칸신초(週刊新潮)의 인터넷판 데일리신초는 9일(현지시간) 수도권 가나가와현에 있는 대표 관광지 가마쿠라가 많이 늘어난 관광객에 기뻐하면서도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가마쿠라고교 앞 부근 건널목은 인기 애니메이션 '슬램덩크'에 등장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해변을 따라 열차가 달리는 곳으로 몰려든 관광객으로 북새통을 이룬다.

데일리신초는 "열차라 건널목을 통과할 때를 놓치지 않고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 중에는 차도를 가로질러 돌진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다"며 "건널목 앞에 정차한 차를 둘러싸고 사진에 방해되니까 빨리 비키라는 듯 창문을 두드리는 사람도 있다"고 지적했다.

인근 맨션에 산다는 한 여성은 매체와 인터뷰에서 "한국인,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데 매너가 없다"며 "페트병이나 음식물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고, 단지 화단에 노상 방뇨까지 한다"고 말했다.

건널목을 통제하는 경비원은 "호루라기를 불면서 '뛰지 말라' '화단에 들어가지 말라'고 소리쳐도 그들이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한다"고 했다.

데일리 신초는 한국인 관광객의 인터뷰도 실었다. 관광객은 "'슬램덩크'를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왔는데, 여기 한국인들만 있어서 한국에 있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도쿄 유명 사찰인 센소지가 있는 아사쿠사도 관광 공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사쿠사의 한 카페 운영자는 "외국인은 늘었지만, 돈을 잘 안 쓴다. 가게에서 주문할 때도 인원수만큼 주문하지 않는다. 얼마 전 왔던 동남아 관광객은 8명이 한 접시만 시켰다"고 말했다.

또 인근 호텔 지배인은 "관광객이 비품을 가져간다. 구둣주걱이나 샴푸, 바디워시 병 등을 가져가지만 '어쩔 수 없지' 하고 넘긴다"고 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