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룹 통해 신앙생활 견인… 기도·힐링 명소 ‘미드리마을’ 운영
금당남부교회 고창주(53) 담임 목사는 순천을 전국에서 복음화율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았다. 대부분의 식당이 주일에는 문을 닫는 등 다른 도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신앙적인 분위기가 있는 곳이라고 한다. 지난달 27일 교회에서 만난 고 목사는 “하늘 아래 순한 사람이 모인 곳이 바로 순천”이라며 지역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전남 순천에 위치한 금당남부교회(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는 1957년 설립된 순천남부교회에서 2015년 5월 건강하게 분립됐다. 박병식 목사가 순천남부교회와 금당남부교회에서 37년의 목회를 마치고 2020년 8월 은퇴하면서 고 목사가 후임을 맡았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플로리다주의 올랜도제일장로교회와 뉴저지주의 예수사랑교회에서 담임 목회를 한 고 목사가 금당남부교회에 부임하여 받은 첫인상은 “오직 기도, 기도가 가장 먼저인 교회”였다.
고 목사는 “원로 목사의 기도의 영성 아래 성도들이 기도 훈련을 잘 받아 교회 분위기가 평안하고 좋았다”며 “이런 교회가 또 어디에 있을까 하는 감사함으로 목회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 목사는 부임 후 가장 먼저 사역의 방향을 “성령의 감동이 있는 교회, 삶의 감동이 있는 성도”로 잡고 소그룹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미국에서 소그룹과 리더십을 전공한 고 목사는 ‘훈련소그룹’ ‘목양소그룹’ ‘사역소그룹’ 세 가지 영역의 소그룹을 통해 성도들이 건강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1년 단위로 각각의 영역에 소그룹 활성화를 준비하고 적용했다.
먼저 코로나 기간으로 집회와 모임이 자유롭지 않았던 2021년을 고 목사는 ‘신앙의 전지훈련 기간’으로 선포하고 훈련소그룹을 시작했다. 8명의 전임목회자가 구약과 신약, 교리 등의 성경공부반을 개설하여 ‘성경대학’이라는 이름으로 줌과 유튜브를 활용해 강의했다. 고 목사는 “학기제로 운영한 성경대학에 학기마다 400여명의 성도들이 참여했다”며 “성도들이 성경공부를 통해 복음의 백신을 맞은 한 해였다”고 말했다. 그 해 교회는 성경대학 외에도 ‘성경1000독대행진’을 선포하고 예수님이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의 퍼즐 1000피스를 제작했다. 성도 1명이 성경 1독을 하면 퍼즐 하나가 채워지는 식으로 진행되었는데, 그해 추수감사절에 1020독이라는 결과를 얻어 추수감사절 감사예배 때 환하게 웃는 예수님 사진을 봉헌할 수 있었다.
2022년에는 목양소그룹을 정비하기 시작했다. 기존 구역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3040세대를 ‘3040비전목장’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꾸렸다.
기존 장년 80개 구역과 청년 20개 목장 외에 3040비전목장 16개(80가정 160여명)를 만들었다. 1년 동안 비전을 제시하며 ‘소그룹과 리더십반’을 두 차례 실시한 결과 목장의 목자들이 교회 안에 리더로 세워졌다.
또 목양소그룹을 통해 젊은 부모 세대의 신앙회복이 일어나니 관계 전도가 활성화되고 교회학교가 부흥했다. 코로나 기간을 통과하며 교회에 새롭게 등록한 청장년이 180여명이며, 현재 교회학교에는 200여명의 훈련된 교사들이 사역을 감당하며 교회학교 다음세대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
올해는 사역소그룹의 정비를 시작했다. 그동안 교회 대부분의 사역이 사역부서장인 시무장로 위주의 사역에서 팀사역체제로 전환되었다.
실제 사역을 활발하게 펼칠 수 있도록 20대부터 60대까지 은사 위주로 성도들을 고루 배치하여 사역소그룹을 통해 교회에서 펼치는 선교 교육 봉사 섬김 등의 사역들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또 이를 통해 세대 간의 소통과 화합을 통한 사역의 계승을 기대하고 있다.
금당남부교회의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는 교회에서 차로 약 10여분 정도 떨어진 상사면 오실길에 위치한 영성센터 ‘미드리마을’이다. 고 목사는 “언뜻 오실길, 미드리마을이라는 이름이 교회에서 지은 것 같지만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운명 같은 이름”이라며 “반딧불이와 도롱뇽이 서식하는 청정지역에 2015년 조성한 미드리마을은 자연과 호흡하며 휴식할 수 있고, 맘껏 기도할 수 있는 힐링타운”이라고 밝혔다. 미드리마을은 총면적 10만㎡ 부지에 본관 및 별관 야외체육시설 기도숲 반딧불길 산책길을 갖추고 있으며, 전국의 교회들과 성도들 그리고 지역주민들을 위해 오픈하고 있다. 특히 매년 여름의 끝자락에 열리는 ‘미드리 반딧불 축제’는 환경과 생명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순천의 이색 축제로 자리 잡았다.
금당남부교회는 교회와 미드리마을 두 곳에서 기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191명의 중보기도 대원들은 매일 새벽기도가 끝나는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순번을 정해 교회 본당 지하의 중보기도실에서 한 시간씩 릴레이 기도를 한다. 또 미드리마을 대나무 숲속에는 원로 목사의 작은 기도 천막이 세워져 있다. 성인 한 명이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 무릎 꿇고 기도해야 하는 작은 천막이다. 원로 목사의 기도 천막뿐 아니라 미드리마을 곳곳에서 성도들이 기도와 묵상의 시간을 갖고 있다.
현재 금당남부교회는 유치부에서 장년부까지 출석 성도가 2000여명에 이르지만 본당은 700여명이 함께 예배드릴 수 있는 정도의 크기이며, 주차장도 30대 정도만 수용이 가능하다. 그래서 매 주일 도보와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교회를 찾고 있는 성도들은 1부~5부로 나눠서 예배드린다. 고 목사는 “소그룹의 활성화로 교회 공간을 알차게 사용하고 미드리마을 공간을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교회 근처 상가에 교육관을 마련하는 방법 등으로 내실을 기하고 있으며, 선교적 교회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이웃 섬김의 ‘네이버블레싱 사역’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순천=박성희 객원기자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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