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전야' 월가…美 디폴트 6월 카운트다운… [GO WEST]

박찬휘 기자 2023. 5. 10.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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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부채한도 협상 또 불발
민주·공화, 강대강 대치…입장차 여전
끝나지 않은 美 긴축 공포

[한국경제TV 박찬휘 기자]
<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박찬휘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간밤 미국 부채한도 협상이 무산되면서 연방정부 디폴트 우려가 커졌습니다.

<기자> 네.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상향을 위해서 백악관과 여야 지도부가 만나 협상했지만 또 다시 불발됐습니다.

간밤 미국 증시도 오늘 발표되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부채한도 협상에 대한 경계심 속에 하락세로 마감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늘 백악관에서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등 의회 지도부 4명과 1시간에 걸쳐 부채한도 상향 문제에 대해 논의했는데요.

회담 이후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의 부채한도 상향에 대한 뜻이 엇갈렸지만 논의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백악관 측은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는 미국 정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대한 생각이 같았지만, 각자 기존 입장에 대해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조건 없는 부채한도 상향을 주장하고 있고, 반면 공화당은 부채한도 상향의 전제조건으로 '대규모 정부지출 삭감'을 내건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부채한도가 상향되지 않을 경우 오는 6월 초에 미국 정부의 디폴트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는 경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이렇게 여야 간 의견 대립 속에 시장의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협상에서 양측이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매카시 의장으로부터 미국이 디폴트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생산적인 대화였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회의 참석자 모두가 디폴트의 위험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매카시 의장의 반응은 달랐는데요

매카시 의장은 "민주당과 부채한도 상향에 대한 뜻이 완전히 달랐다"면서 "논의에 전혀 진전이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백악관은 '플랜B'에 대해 어떠한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6월 전까지 양측이 어느정도 협상을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추가 협상에 대한 얘기는 없었나요?

<기자>

네. 여야는 디폴트 예상일인 6월 1일 전까지 남은 2주 동안 강도 높은 협상을 벌일 전망입니다.

현재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들은 현지시간 12일에 다시 회동을 갖기로 합의한 상황인데요.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와 부채한도 협상에 실패할 경우 '수정헌법 14조'를 시행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수정헌법 14조'는 '연방정부의 모든 채무는 준수돼야 한다'는 규정인데요.

'법률로 인정한 국채는 문제 삼을 수 없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습니다.

외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 규정을 '채무 상환을 위해서라면 별도의 부채한도 상향 없이도 행정명령을 통해 추가 부채 발행이 가능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로런스 트라이브 하버드대 로스쿨 명예교수가 '수정헌법 14조' 시행이 적법할 것"이라고 조언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트라이브 교수는 백악관에서 오랫동안 법률 자문을 해온 인물입니다.

<앵커>

미국 정부 디폴트가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기자>

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는 "미국 연방정부의 디폴트가 발생하고 3개월 이상 장기화되면, 증시는 45% 폭락하고 일자리는 최대 830만 개나 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미국의 GDP가 4%나 감소하고 일자리도 600만 개나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고, 신용평가사 피치는 "미 국채는 D등급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실제로 디폴트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단기 국채 매도에 나서면서 간밤 6월 6일 만기 미 국채금리가 5.53%까지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지나친 우려라는 주장도 있었는데요.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의 창업자이자 월가에서 '채권왕'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는 "국채금리는 과거에도 디폴트 우려가 높아질 때 마다 상승했었다"며 "그러나 항상 해결되는 문제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단기 국채금리 급등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네. 다음 키워드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미국 정부 디폴트 공포에 더해 미국 연준의 긴축 정책에 대한 우려도 다시 떠오르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Fed) 내에서 서열 3위로 꼽히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간밤 추가 긴축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놨습니다.

윌리엄스 총재는 간밤 뉴욕 이코노미 클럽 연설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끝나지 않았다"며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은데 미국 경제지표가 연준의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준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계속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금리를 내릴 이유가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는데요.

윌리엄스 총재는 "연준이 시행한 정책의 효력이 나타날 때까지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물가를 연준의 목표치인 2% 수준으로 낮추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인플레이션율이 2%로 낮아지기 전까지는 연준이 쉽게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속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오늘 발표되는 4월 CPI 결과가 중요하겠습니다.

월가 예상치는 어떤가요?

<기자>

네. 우리 시간으로 오늘 밤 9시 30분에 미국의 4월 CPI가 발표되는데요.

CPI는 연준이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데 있어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월가에서는 4월 CPI가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5.0%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또한 식료품과 석유를 제외한 근원 물가는 각각 0.4%, 5.5% 오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만약 4월 CPI가 전월 대비 0.4% 상승한다면 0.1% 상승한 지난달 보다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졌다는 의미인데요.

이 자체만으로도 증시에 악재가 될 만한 요소인데, 만약 예상보다 상승률이 높게 나온다면 투자 심리는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이 계속되는 만큼 잠시 뒤 발표되는 4월 CPI 결과도 반드시 체크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글로벌콘텐츠부 박찬휘 기자였습니다.
박찬휘 기자 pch8477@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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