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주유소...국산 화물창 배 뜬다 [뉴스+현장]

고영욱 기자 2023. 5. 10.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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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도전 화물창 기술 국산화 성과
탱크로리 250대 분량 LNG 해상서 공급
전기추진·통합제어시스템 적용

[한국경제TV 고영욱 기자]
차세대 한국형 화물창 KC-2를 적용한 LNG벙커링 선박이 출범한다. 선박의 이름은 대왕고래라는 뜻의 블루 웨일(Blue Whale)로 정해졌다. 고래는 이 선박을 만든 HD현대중공업이 있는 도시, 울산의 상징이기도 하다.

10일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진행한 명명식에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 한영석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블루 웨일호는 지난 2020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총 553억원(정부 147억원)을 투입해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건조됐다. 우리 조선산업이 20여년간 도전한 화물창 기술 국산화의 성과물이다. 이 선박은 한국가스공사 자회사인 한국LNG벙커링에 인도될 예정이다.

LNG화물창은 천연가스를 액체로 보관하는 핵심설비로 영하 163도의 초저온을 견디는 특수 설계가 필요하다. 국내 조선사들이 이 기술을 독점한 프랑스 GTT(Gaztransport&Technigaz)에 지급하는 로열티는 배 한척당 5%, 1년에 많게는 1조원이 넘는다. 화물창 국산화가 필요한 이유다.

블루 웨일호가 운항을 시작하면 해상에서 탱크로리 트럭 250대 분량의 LNG를(7,500m3) 선박에 직접 공급이 가능하다. 일종의 해상 주유소다. 이를 통해 LNG 벙커링의 시간적·공간적 제약이 크게 줄어들어 LNG 벙커링의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선박에 적용된 주요 기자재도 국산화됐다. 현대중공업이 독자개발한 전기추진시스템과 통합제어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전기추진시스템은 선박 내 전력을 이용해 전기모터를 통해 추진 동력을 얻는 방식이다. 디젤 엔진에 프로펠러를 직접 연결해 추진 동력을 얻는 기존 방식과 비교해 부하에 따른 제어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피크쉐어링 및 하이브리드 방식 적용시 연료소모량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어 친환경 선박 기술로 평가 받고 있다.

통합제어시스템은 선박에 탑재된 엔진을 비롯한 각종 기기, 시스템 등을 통합적으로 제어, 관리,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으로 선박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시스템이다.

일반 상선의 경우 국산화가 많이 이루어졌으나 LNG운반선 및 LNG벙커링 선박의 경우는 미답의 영역이었다. LNG Handling 관련 제어가 필요한 장비가 많고 제어 로직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해외업체들이 독과점해았던 설비를 HD현대에서 이번 LNG벙커링 선박에 국산화하여 탑재했다.

산자부 측은 블루 웨일호을 통해 KC-2 기술이 검증되면 대형 LNG운반선에 적용하는 상용화 과정을 거쳐 우리나라도 고부가가치의 독자적 화물창 기술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창양 장관은 명명식 축사에서 “KC-2는 엄격한 검증을 거쳐 세계가 인정하는 한국형 화물창 기술로 완성될 것이며, 핵심 기자재 국산화와 미래 선박의 핵심기술 선점 등을 위해 올해 1,800억원을 집중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친환경·자율운항 선박 기술개발과 로봇·AI·빅 데이터 등을 활용한 공정 자동화·디지털화가 대상이다.
고영욱 기자 yyk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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