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뿌린 흡연男, 자영업자였다…"손에 걸려서" 결국 사과
커피숍 금연구역에서 흡연을 제지했다는 이유로 커피잔을 던지는 등 행패를 부린 중년 남성들이 커피숍 측에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 커피숍 주인 A씨는 “우선 두 분 중 컵을 던지신 한 분이 (매장에 찾아와) ‘피해를 끼쳐 죄송하다’며 사과했다”고 밝혔다. 커피잔을 탁자에 쏟았던 다른 남성은 곧 사과하겠다고 했으나 아직 매장을 찾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A씨는 “사과하신 분은 그 날 안 좋은 일이 있어서 술을 많이 드신 상태였다고 한다”며 “컵을 던질 생각까진 없었는데 손에 걸려서 그렇게 된 거라 설명 하시더라”고 전했다.
이어 “(피해를 당한) 저희 직원이 제일 큰 마음의 상처를 입었으니 그 직원이 직접 사과받기 원한다면 그 직원한테 직접 사과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돌려보냈지만 직원은 ‘저희가 대신 받았으면 되었다, 시간이 지나서 괜찮다’고 하더라”며 “고소는 따로 진행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 측에 가능한 처벌은 다 원한다고 전달했는데 벌금으로 끝날지, 다른 조치가 이뤄질지는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A씨에 따르면 두 중년 남성은 해당 커피숍 인근 자영업자였다. 그는 “이분들의 직업을 듣고 (같은 자영업자로서) 배신감이 들었다”며 “저희 카페도 몇 번 오셨고 지인의 지인이 하는 가게라는 것도 알고 계셨다는데 너무 큰 배신”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A씨는 “두 사람의 말도 안 되는 행동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분노하고 있다고 뉴스나 댓글들 다 보여드리겠다”며 분노해주고 응원해준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앞서 지난 6일 오후 인천시 서구 석남동 한 커피숍에서 중년 남성 2명이 재물을 손괴하는 등 행패를 부렸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이들은 ‘금연구역’ 스티커가 붙어 있는 커피숍 테라스에 앉아 담배를 피우다 여성 종업원이 제지하자 탁자에 커피를 쏟아붓고 커피 잔을 도로로 던졌다.
이튿날 A씨는 해당 영상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공개했고 온라인상에선 “이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피해자를 상대로 우선 구체적인 피해 내용과 사건 경위를 들은 뒤 중년 남성들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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